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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GARDEN Dec 26. 2023

[시 詩] 우리는 모두 상냥해서 나쁜 사람들

자유 작문 Free Composition






 우리는 모두 상냥해서 나쁜 사람들






 우리는 모두 상냥해서 나쁜 사람들

 가라고 등을 떠밀면서

 왜 새끼손가락을 걸어요

 어깨가 비스듬해서

 눈물이 난다고 투정부려요

 괴롭히지 않겠다 하고선

 왜 머리를 쓰다듬어요


 팔을 크게 벌리면

 그저 태연히 와서 안아주면 되는

 한낮으로

 끈기 없는 우리가

 갈 수 있을까요


 우린 모두 연약해서 나쁜 사람들

 나는 늘 당신이 걱정인데


 울지 않기 위해

 턱을 꾹 다물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위

 점을 세어요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무너져내리려는 표정을 받치며

 짐짓 태연한 척


 언제쯤 서로의 눈을 읽을 수 있을까요

 그런 꿈을 꾸는

 내일도 우리는 나쁜 사람들








 Fin.


* 다정하고 밝은 사람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전 떠오른 시.

* 4년 전쯤? 처음 이 시를 읽었던 친구는 왜 얼굴에 있는 점을 세고 그러느냐며 변태라고 말하더라구요. 녀석 참 머리가 좋구나, 혼자 흐뭇하게 생각했습니다.

* 내년에는 시 앞에 앉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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