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뇌위축증이라는 약이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약이 없는 질병을 나 나름대로 치료법을 찾아가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루틴을 세워갔다. 나의 상황에 대한 연구기록들을 나누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위한 기초가 되는 이야기를 먼저 풀어가야 할 필요를 느꼈다. 기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세 가지 틀이 있다.
신앙적인 관점(지금까지와 앞으로의 이야기 전체에서 녹아 있는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철학적인 관점(지난 이야기 중, 신앙과 철학의 만남에서 잠깐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기억자아, 경험자아, 배경자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 소통’ 강의에 빚졌다.)
뇌과학적인 관점(오늘 할 이야기. 주로 면역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 활성화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편도체를 안정화시키는 이야기이다. 이를 줄여 ‘편안전활’- 편도체 안정화, 전전두엽 활성화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여러 관점으로 판단하기도 하지만 이 세 가지가 뼈대를 이룬다.
뇌에 여러 부위가 있지만, 오늘 소개할 부위는 전전두엽 피질과 편도체다. 전전두엽은 인간의 행복, 면역체계 같은 것에 관여를 한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지금 당장을 놓고 봤을 때는 우선수위에서 밀려날 것들이다. 반면, 편도체는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현재 인간의 두뇌는 구석기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가정해 보자. 당신은 구석기시대의 사람이다. 눈앞에는 당신을 쫒는 호랑이가 보인다. 위기 상황에서 뇌는 신호를 보내 편도체를 활성화하고, 덜 중요한 전전두엽은 꺼뜨린다. 구석기시대의 당신의 결론은 둘 중 하나다. 호랑이한테 잡혀 먹히던지, 아니면 일상으로 돌아오던지. 일상으로 돌아온다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당신은 전전두엽을 다시 활성화하고 편도체를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현대를 사는 인간의 뇌는 구석기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 편도체를 활성화시키는 스트레스 요인이 너무 많다. 수능, 결혼, 취업문제... 편도체가 상시로 켜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김주환 교수님은 이를 위해 ‘뇌과학적 목적의 명상’을 강조한다. 의도적으로 과활성화 된 편도체를 안정화시키고 전전두엽 피질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훨씬 능률이 넘치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교수님은 연구자라 이를 위한 갖가지 데이터들도 가지고 있고, 실제 긍정적인 실험결과도 넘쳐난다.
루틴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아침에 일어나 2시간가량 걷기, 주기적으로 하는 단식, 질 높은 수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기 위한 루틴... 다 전전두엽의 활성화와 편도체 안정화에 대한 관점이 첨가되어 있다. 이미 글에서 언급한 걷기에 대해 말하자면, 나에게 운동 이상의 의미이다.
신앙적으로 보면/ 신 앞에서 존재의 고백이다. 걸음 자체가 기도가 된 것이다. ‘나는 아직도 세상에 존재해 있음’을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내 걸음이 땅에 선포한다.
철학적으로 보면/ 과거와 현재에서 벗어나 지켜보는 ‘나’가 진짜 나라고 행동으로 몸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자유 해 지기로 한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하루를 예배인 걷기로 시작하며 의도적으로 편도체를 꺼트리는 것이다. 전전두엽을 활성화하여, 뇌의 자가치유 능력이 있음을 말하는 신경가소성을 신뢰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세상을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