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기록 1

by 빛별

지난 이야기 때 KOICA 봉사단원으로 도미니카 공화국 이야기를 한 김에 도미니카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의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예전의 기록을 독자가 이해하기 좋게 편집해 올린다. 오늘 이야기는 언어를 1도 하지 못한 채로 현지에 가서 좌충우돌을 겪으며 풀어낸 이야기다.


Un poco Español, un poco Inglés, un poco Coreano. (조금의 스페인어, 조금의 영어, 조금의 한국어)


‘대화’에서 무엇이 중요할까요? 많은 사람이 언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일정 부분 그에 동의하고요. 그런데요, 제 코 워커랑 나눴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중요한 건 ‘마음’. 이 에세이를 통해 제 코 워커와 나누고 있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볼까 합니다. 어쩌면 형이상학적인 이야기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코 워커와 1주일을 같이 지내면서 절실히 느꼈던 부분이거든요.


이제 스페인어를 배운 지 7주 차가 되어가네요. 알파벳도 발음할 줄도 모른 상태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뚱’하고 떨어지고, 말 도 못 알아먹는 현지어 선생님 앞에서 쩔쩔매던 게 어제 일 같습니다. 얼마나 스트레스였는지 몰라요. 저는 앞으로 현장사업가가 꿈인데, 6주 동안 공부해서 안 되면 안 되는 거라는 코이카 부소장님 말씀이 너무 마음에 박혔거든요. 6주 동안 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시면 놀랄 거예요. ㅠㅠ


어쨌든 6주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동료단원 간 오해도 많았고요, 속상해서 집에서 혼자 울었던 적도 많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저에게 신기하게 사람이 붙더라고요. 동갑내기 친구나, 아니면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시는 현지어 선생님, 코디네이터 선생님, 교회 형들…. 정말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감사해요. 수많은 시간을 눈물로 버텼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거든요.


1주일간 바호루꼬 주의 네이바에 머물렀습니다.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는 정말 바쁘게 움직였어요. 네이바지역에 10대 임신과 관련한 사무소는 거의 다 둘러봤다고 말할 정도로요. (물론 착각일 수도 있고요….) 정말 행복했던 건, 제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너무 저를 반겨주고 또 그 얼굴에 사뭇 진지함이 서려 있더라니까요. 그 순간, 저는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도미니카에 대한 모든 편견을 깨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꿈꾸는 걸 나도 같이 꿈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코 워커 월케와 나눴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문화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어. 예를 들어, 한국인은 정말 뿐뚜알(도미니카 사람들이 한국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말. 지나치게 시간을 딱 지키는 모습을 냉정하다고 말함)이라서, 그게 너희랑 너무 다르다는 거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너희가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괜찮아. 괜찮으니까 언제나 불편한 게 있으면 서로 이야기하자.’,‘누구 하나 빨리 달려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한걸음 또 한걸음. 더디 가더라도 천천히 같이 가자.’,‘중요한 건 마음. 조금의 스페인어, 조금의 영어, 조금의 한국어지만 중요한 건 우리는 지금 대화가 통한다는 거니까.’ ‘그거면 된 거야.’... 앞으로 저는 1년간 행복할 예정입니다.


이전 24화다시, 선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