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서한다

by 빛별

나는 용서한다. ‘소뇌위축증’이라는 병을 물려주신 아버지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했고, 인생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살아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왔다. 이런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이제는 말하고 싶다. ‘나 엄청나게 열심히 살았다고’ ‘그러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과거의 메일을 살펴본다. 아버지와 주고받았던 메일의 흔적들이다. 글쎄, 그때의 난 귀찮았는지 아버지의 메일에 답장을 잘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항상 메일의 말미엔 ‘답장을 기다린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제야 아버지의 외로움에 공감한다. 또 한편으론 너무 죄송스럽다. 그때 아버지 삶의 무게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죄송해요 아빠.


당신이 없던 그 자리.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데 얼마나 많은 눈물과 넘어짐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었어요. 그 눈물 뒤로, 넘어짐 뒤로 하늘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어요. 방황하던 나를 내가 상상도 못 할 세계로 이끌어 가셨고, 지금은 사람들과 나누며 함께 즐거워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내 안에 있던 아버지를 향한 상처의 마음을 만나게 되었어요.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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