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학 생활 4년간을 함께 했던 선교단체 활동을 정리했다. 숨길 수 없는 허전한 마음으로 공원 연못 전망대에 올랐다. 한 여름이라 물가엔 연꽃이 가득 피었다. 오후 6시 뉘엿뉘엿 져가는 노을과 물가 그리고 연꽃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 장면을 카메라로 담아내는 어르신이 보였다. "어르신, 사진 찍는 모습이 너무 멋져서 그러는데 사진 한 장 찍어드릴까요?" "허허 난 됐네."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자신을 66학번이라고 소개했다. 그분은 여기 매일 오시며 79년도부터 약 40년간 동일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는지 여쭤보았다.
"나에게 이곳은 40년 간 매일매일이 새로웠다네"
... 확실히 그의 얼굴의 인상엔 인자함이 서려있었고 진지한 표정과 사랑이 서려 있었다.
어떤 존재를 좋아한다는 건 뭘까? 사랑한다는 건 뭘까? 사랑이란 뭘까? 어르신과 다시 마주치길 기약하며 헤어진 후에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느끼고 보았을 장면들을 보고 냄새 맡고 들으며 한참을 걸었다. 이전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영역이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하고 또한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영역들이 있으며 모르긴 몰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무수한 사랑의 영역에서 사랑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