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딴따라 딴딴따따라란

2025년 6월 4일 수요일

by 곽예지나

am 6:22


전반적으로 생활 습관이 해이해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그렇고, 책을 읽고 기록하는데 들이는 노력도 그렇고, 중간에 시간이 빌 때의 그 짬을 활용하는 방식도 그렇고. 설상가상으로 이번 주에 퐁당퐁당 휴일이 이어지니 출근해서 일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이들한테 “학교를 드문드문 나온다고 해서 너무 들뜨거나 산만해지지 말자.”라고 했었는데, 스스로에게 해줘야 하는 말이었네. 나도 이런데 아이들은 오죽하랴. 오늘 하고 내일은 흐린 눈 해야겠다. 아니면 진짜 나만 그런가? 우리 반 비둘기님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비둘기’는 내가 우리 반 학생들을 부르는 애칭이다. 해마다 반에 별칭을 붙인 지 좀 되었는데, 원래는 투표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직접 고르라고 하다가 작년부터는 아예 ‘평화반’으로 고정해서 알려주고 있다. 워낙에 갈등을 싫어하는 내가 교실이 평화롭기 바라는 마음으로 붙인 이름이다. 아이들끼리도,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 마음도.

아무튼 우리 반이 평화반이면 학생들은 뭘까? 길게 고민할 것도 없이 답은 하나였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 도심의 무법자, 소위 ‘날아다니는 쥐’라고 일컫는 그런 비둘기 말고. 새하얗고, 입에는 잎사귀 하나 물고 있고, 털은 윤기 나고, 눈빛은 순한 그런 비둘기.


고학년쯤 되니 별다른 구호 없이도 집중을 잘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반에 딱 하나의 집중 구호가 있다. 내가 “평화반”하고 부르면 아이들이 “구구” 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2학년 담임을 할 때 만들어놓은 건데, 저학년 아이들은 신이 나서 구구구구 외쳤지만 역시 고학년에는 약간의 저항이 있었다. 부끄럽단다. 그래서 “부끄러운 마음도 무릅쓰고 하면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겁니다.”라고 말해줬더니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였다. 귀염둥이들.


처음 만났을 때는 ‘5학년은 역시 어른스럽군.’이라고 생각했는데, 3개월쯤 지나니까 그냥 다 귀엽다. 심지어 키가 나만큼 큰 아이들도 그저 귀엽다. 담임을 닮아 서로 간의 갈등을 되도록 피하려고 노력하는 평화주의자들이 많은 덕분에 올해의 학교 생활은 남다르다. 해마다 다양한 방향으로 남다른 것이 이 직업이긴 하겠지만.


비둘기님들을 생각하며 일기를 쓰다 보니 1 문단을 쓸 때와 지금의 마음이 살풋 달라졌다. 학교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렸더니 그 장소가 멀게 느껴지지 않고 바로 옆에 와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래서 월요병을 치료하려면 일요일에 출근하라고 하는구나~ (아님)


개그콘서트 애청자이던 시절. 클로징 음악을 들으면 우울함이 파도처럼 빠르게 밀려들던 기억이 수면 위로 확 올라온다. 안돼! 일요일이 끝나다니! 좌절하던 어린 시절의 나. 나중에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개콘 클로징-우울함이 한 세트로 조합되더라?


빠밤밤~ 빠밤~ 빠밤~ 빠밤밤~~ 딴딴따단 딴딴따따라란~ 딴딴따란 딴딴따따라단~ 딴딴따라딴 딴 따란딴~

따라 부르실 수 있다면 당신도 (구) 애청자!


am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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