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울 동네에서 멋진 축제 만들어 본다고 2011년에 아파트에서 락밴드 만들어 첫 단추를 끼운 적 있다.
그러나 주거 외 재산증식의 목적도 다분한 아파트에선 여러 사정상 이사를 가고 오는 게 다반사라 공동체라는 구심점으로 모이도록 하는 게 쉽지 않음을 나중에 깨닫고 뒤늦게 '문화예술경영' 학부수업 들으며 지금은 기회를 찾고 있다.
주말에 인연 따라간 괴산.
포스터를 보니 주관, 주최에 동네 행정기관, 문화재단은 없었고 후원에도 이름이 없었는데, '조직위원회' 안에는 산촌활성화지원센터, 문화공간그루, 한살림괴산생산자협회만 있었다.
즉, 관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일체 받지 않았으니 지자체장, 정치인의 의전과 너저분한 덕담, 축사를 듣지 않아도 되는, 그러면서 마을사람들이 폼나게 노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돈이 없으니 축제의 크기를 키우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유명가수 불러 한 시간 놀자고 수천만 원 휘발유 뿌려 큰 불지르 듯 사람 많이 모이게 하는 게 축제의 성공은 아니지 않을까?
동네 고등학교 스쿨밴드가 하면 뭘 얼마나 잘할까마는 10년 전 그 친구들이 지금은 서울로 진출한 인디밴드가 되어 연어의 회기처럼 다시 마을을 찾아 매년 축제를 같이 즐기는 모습도 좋았고, 조직위원회 안에서 중심은 박배진 형이라, 형의 뜨끈한 마음을 아는 예술인들이 개런티 내려놓고 같이 즐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10회째 라고 하셨고, 2011년에 시작하셨다는데, 나도 계속 그 상황을 이을 수 있었다면, 우리 동네 연어들도 마을의 보석으로 빛나 나 또한 내가 꿈꿨던 축제를 만들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 들었다.
사진 찍으러 갔다가 잡일을 해야 하는 당황스러움, 그러나 웃으며 같이 하게 되는 묘한 분위기, 너나없는 마을...ㅎ
일요일은 현장 뒷정리 하고 11시 쯤 전국에서 제일 유명한 숲 속 작은 책방에 들렸다.
주말은 1시에 오픈인 것 모르고 갔는데, 김은혜 선생님 덕분에 오전부터 주인장 김병록 님 안내로 책방을 구석구석 보고 일행들과 좋은 책 몇 권을 샀다.
바깥에서 보면 아담한 2층 전원주택인데, 보물이 늘어나 사람은 바깥 별채에서 생활하시고 침대가 두 개 있는 2층 방은 유명 작가들이 북스테이 하러 오셔서 작품활동 하기도 한다나? 나도 커서 유명해져야지 라는 조바심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