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갈등'에서 본 권위주의

by 바라

최근 소위 '이준석-윤석열 갈등'이라고 하는 것에서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는 권위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나이와 계급장이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갈등상황 중 자신이 논리에서 밀리는 순간 튀어나오는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현실을 알 수 있다.


'너 몇 살이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 행태를 전 국민에게 아주 생생하게 중계해주었던 이른바 '이준석-윤석열 갈등'을 살펴보자.


① 갈등은 '당대표' 이준석(38세)과 '최고위원' 조수진(51세) 사이에서 시작된다. 선거대책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이준석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조수진에게 선거대책에 관한 사항을 지시하게 된다. 그러자 조수진은 '내가 왜 그쪽 말을 듣냐. 나는 후보말만 듣겠다'고 하며 이준석을 공개적으로 무시한다.


이준석은 비록 작년에 당대표로 선출되었지만 국민의 힘 구성원들은 그를 그저 '0선', '방송패널'로 바라보기만 한다. 즉 조수진은 자신이 '국회의원'에다가 '51세'로 이준석보다 나이도 많으니 그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는 조수진이 언론과의 인터뷰 당시 한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조수진은 '내가 나이가 몇 살 더 위인데... 나이를 먹으면 지혜가 많아져야 하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송구하다'고 변명을 내놓았다. 이 말은 '나이가 어린 이준석이 어리광을 부리고 있는데, 국회의원 배지라는 계급장도 있고 나이도 더 많은 내가 받아줬어야 했다' 라고 밖에 들리지 않는다.


② 이준석은 조수진과의 갈등이 있은 후, 선대위를 사퇴하고 방송에 나가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선대위를 재편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한다. 이와 동시에 윤석열은 수많은 어록과 아내의 여러 의혹들을 통해 15%가량의 지지율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태에 멘탈이 붕괴되었는지, 국민의 힘의 다수의 의원들은 희생양을 찾기 시작한다. 유일하게 올바른 말을 하며 옳은 길을 가려고 하는 이준석은 그들이 찾는 아주 좋은 희생양이었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되었든 말든 '0선'에다가 '38세'에 불과한 이준석은 나이도 어리고, 그동안 쌓아온 계급장이 화려하지도 않았다.


최근 이준석은 윤석열이 선대위 개편을 선언함에 따라 여러 어려움들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후보에게 연습문제를 제시하였다'는 말을 하였다. 국민의 힘 다수의원들에게 이런 이준석의 모습은 단비 같았을 것이다. '감히 0선의 38세 애송이가 누구에게 연습문제를 풀라마라 지적질이냐. 건방지고 오만방자하다'고 하며 지지율 하락의 희생양으로 삼기 제격이기 때문이다.


이후,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지도 않고 국민의 힘 의원들은 이준석에게 집단린치를 가하기 시작한다. '3선'의 '59세' 김태흠은 이준석에 대해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하다'고 하였고, '2선'의 '59세' 송석준은 이준석을 두고 '찌질이 꼰대 청년'이라고 하였으며, '초선'의 '59세' 박수영은 '사이코패스 양아치'라고까지 칭하였다.


③ 더 가관인 것은 '이준석-윤석열' 갈등이 봉합된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아침까지만 해도 이준석 사퇴 결의안에 대해 '나는 모른다'고 방관자적인 태도만 취하던 윤석열은 갑자기 저녁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 우리는 피를 나눈 동지다'와 같은 이상한 얘기를 하며 의총자리에 등장하였고, 자신이 정상전쟁을 멈추는 샹크스라도 된 마냥 '같이 뜁시다'고 하며 대인배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권위주의의 추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공개토론을 하기에는 여론이 좋지 않을 것 같아 비공개로 한 후, 이준석에 온갖 모욕적인 말은 하던 의원들이 '대선후보' 타이틀을 단 '63세 전 검찰총장' 윤석열이 와서 대인배 코스프레를 하자 갑자기 일어나 박수를 치며 '윤석열', '이준석'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이 대인배적인 면모를 보여주었고, 우리가 이준석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로 하였다'고 말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의 선거운동을 보면 결국 이준석이 조언한 방향으로 선대위가 운영되어가고 있다. 즉, 자신들도 이준석이 말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또 이준석이 있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원인은 1. 본인의 역량 부족, 2. 본인이 쏟아낸 무수한 망언, 3. 아내의 의혹에 의한 '공정'가치의 붕괴일 것이다. 이 와중에도 이준석은 윤석열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올바른 말들을 쏟아내었다. 안에서 듣지 않으면 자신이 망가지는 모습도 불사하며 외부에 나와서 조언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이준석을 제외한 국민의힘 다수의원들은 지지율 하락의 주요원인을 알면서도 대선후보라는 계급장과 63세라는 나이를 가진 윤석열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0선' '38세' 의 만만해 보이는 이준석을 희생양 삼아 집단린치를 가하였다.


더 웃기는 것은 현재까지 어떤 의원도 자신들의 망언과 권위주의적 행태에 대해 이준석, 그리고 그 지지층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다. 그저 '원팀'만을 외치며 자신들이 대한민국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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