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 사실의 적시

by 바라

명예훼손 범죄는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오늘은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요건 중 '사실의 적시'라는 요건에 대해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자.


『 A가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고, B가 여러 명이 있는 장소에서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였다면 '사실의 적시'가 있는 것일까? 』


법원은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였다(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6도19255 판결).


판례의 태도를 분석해보면

1) 사실의 적시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과는 대치되는 개념이다.

2) 사실의 적시는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해 입증이 가능한 것이다.


위 사례에서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가 '사실의 적시'인지 알아보자.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 사실의 적시가 되려면 그 내용을 증거를 통해 입증할 수 있으면 된다.


보통 우리는 전과기록을 통해 어떤 개인에게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즉, 전과기록을 통해 A가 음주운전의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지 증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B가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


『 B가 A에게 '술을 좋아하는 걸 보니 일을 잘 못할 것 같다'고 하였다면 여기에는 사실의 적시가 있는 것일까? 』


①에서 인용한 판결에 따르면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표현은 '사실의 적시'가 아니다.


'술을 좋아하는 걸 보니 일을 잘 못할 것 같다'는 B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을 잘 못할 것이라는 자신의 관점을 표현한 내용이다. 술을 좋아하는지는 개개인이 가진 생각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술을 일주일에 한 번만 마셔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술을 일주일에 세 번은 마셔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일 수 있다.


'일을 잘 하는지' 또한 마찬가지로 개개인이 가진 생각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주어진 기한에만 일을 완료해도 일을 잘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어떤 사람은 기한에 제출하는 것은 물론 그 일의 완성도도 높아야 일을 잘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즉, '술을 좋아하는 걸 보니 일을 잘 못할 것 같다'는 증거를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이 가능하지 않고, 오히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

『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없고, B가 여러 명이 있는 장소에서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하였다면 '사실의 적시'가 있는 것일까? 』


앞서 ①의 사례에서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가 증거에 의해 입증이 가능한 표현이므로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 그런데 ①과는 다른 점이 있다. ①에서는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었지만, ③에서는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없다.


이런 것을 두고 형법은 사실의 적시가 있으나 그 사실이 허위인 것에 해당한다고 하여 '허위의 사실의 적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허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할 수 있어 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세부적인 내용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이를 허위라고 볼 수 없으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허위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2430).


중요한 점만 뽑아 요약해보자면 세부적으로 약간 차이가 있거나 과장이 있어도,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으면 허위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 사례는

1) 'A는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는 사람이다'에서 중요한 부분은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다' 이다.

2) '객관적 사실'은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없다'이다.

3)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있다' (중요한 부분) ≠ 'A에게 음주운전의 전과가 없다' (객관적 사실)

4) B의 표현내용 중 중요한 부분과 객관적 사실이 합치하지 않기 때문에 B의 표현내용은 허위이다.

5) B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

라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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