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전

by 별이 빛나는 아침

세상과 나는 자주 대화를 했다.
너는 무엇이냐, 무엇으로 살아있느냐, 무엇으로 죽어있느냐.
저 산을 오르고자 하여 하나둘 내딛는 걸음에 희망차고, 설레고, 또 두려웠다.

나는 나와 자주 대화를 했다.
나는 무엇이냐, 무엇으로 살고자 하느냐, 무엇으로 죽지 않는 것이냐.
하나를 알면 둘이 보였고, 둘을 알면 세상이 보였다. 앎은 섬세하고, 때론 거칠게 나를 나아가게 했다.

한때 이 깨달음과 통찰이 완전하여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곧 새로운 생각을 하고 새로운 앎을 터득하니, 끝없는 위가 있음을, 계속 발전할 수 있음에 겸손해졌다. 배움은 나를 견고히 하고, 성숙하게 하며 나를 무지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즐겁고 슬퍼하던 날, 배우고 알던 날, 나태하고 무지했던 날이 한데에 모였다. 기억 속에 떠오르며 모두 나와 함께 가는 날들이다. 나는 이것을 안다. 알고 있을 때,
잠시,ㅡ,ㅡ,ㅡ,ㅡㅡㅡㅡ
하나, 둘 침전하였다.

서서히 가라앉으며,
그저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 세상을 미워하는 마음 모두 가라앉고 그밖에 남은 것, 남지 않은 것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은 최고의 앎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아무것도 알지 않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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