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음으로써 보이는 것들

by 별이 빛나는 아침


오늘은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소감을 말해보겠다. 다른 이들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감상문을 보면, 섬세한의 묘사, 그리고 개츠비의 욕망과 좌절 이 두 가지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부분인 것 같다. 다만 나는 아직 절반 정도 읽기는 했지만, 주인공, 그러니까 개츠비와 데이지, 톰 등을 관찰하는 '나'에게 흥미가 갔다. 개인적으로, 아직 개츠비의 생생한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개츠비가 아니라, '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데, 특정한 경험을 하여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는 서사의 고지를 지배하는, 주인공의 내려다보는 자세가 돋보인다. 주인공이 하는 것은 관찰을 통한 구체적 묘사, 그리고 경청뿐이다. 가끔씩 말하지만, 해야만 할 때, 문답한다. 작품 전체에 생동감과 신비감, 독자가 상황 중간중간, 대화 사이사이에 끼어들 틈이 있다. 아마 이 여유는 주인공의 무심한 감정, 이미 타인의 심리를 어림짐작하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 제시된 주인공의 자기 고백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 나는 모든 일에 판단을 유보하는 버릇이 생겼고'

우리는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언어가 생각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생각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감정과 이성과 기억 등 지적 활동의 총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언어로 표현하면, 딱 그 순간, 지성의 조각만을 포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혹시 모델링과 렌더링의 개념을 아는가? 어려울 것 없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인데, 모델링은 3차원의 공간에 애니메이션 세계를 구축한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컴퓨터 화면은 2차원이기에, 렌더링 단계에서는 특정한 시야에서 3차원의 세계에 시각적 효과를 첨가하여 2차원의 사진이나 영상을 만든다.


이제 모델링의 개념을 생각, 렌더링의 개념을 언어에 적용해 보자. 우리의 생각은 3차원의 세계 속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때, 우리가 언어로 생각을 표현하고자 하면 2차원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언어는 특정한 상황을 포착하는 데에 그치므로, 이는 언어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라는 것이다. 생각이라는 풍부한 세계를, 언어라는 도구로, 하나의 얇은 평면으로 재단한다. 물론 언어는 인간의 소통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것이지만, 모든 상황과 맥락을 담기에는 적잖은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 그가 은은하게 뿜어내는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는 언어의 최소화, 이에 대한 무의식적인 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발견은 특히 사람들과 소통할 때 빛난다. 나의 말을 줄이며, 다른 이의 말을 경청하고 고요히 관찰하고 있자면, 무의식의 바닷속에서 통찰과 지혜가 두둥실 하고 떠오르는 것이다.

나 혼자만의 시간에는 생각을 다듬고 정리하기 위해서 혼잣말이나 일기장 같은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나와 타자의 관계 속에서 '경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모두가 자신을 알아가는 사유를 하기 바라며,

여러분은 생각과 언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몰입이라는 이름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