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서른다섯 번째 편지

As always

by 한결



우리에게는 달처럼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스스로의 내면이 있다. 내게 주어진 이 고독의 시간은 그 이면을 비춰 보는 시간이라 생각해. 어쩌면 이 고독은 남보다 위대해지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거든.





To.


외출할 때 겉옷을 챙겨야 할까 말까 고민하는 계절이 찾아왔네. 요즘은 새벽의 서늘함을 느끼며 운동을 가기 전 항상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 나를 관통했던 모든 이들의 평안과, 내게 주어진 삶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그러고 하루의 끝에서 ‘내일 죽어도 오늘 후회 없는 하루인가?’ 자문하고는 눈을 감는다.



이 루틴을 지속하면서 느끼는 점은 하루의 선택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야. 오늘을 부여받았다는 선물 같은 심정으로 숨 쉬는 모든 것들을 긍정하려 하고 본능에 이끌리는 선택들은 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다. 본능의 선택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1차원적인 감정들이어서 깊은 생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술과 멀어지고, 책 읽을 시간들은 늘어나고, 무의미한 약속들이 정리가 되네. 본능에 충실했던 지난 삶이어서 그런가 가끔은 낯설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메타인지의 시간이기도 해. Meta는 Beyond에 해당하는 영단어로 ‘무언가를 넘는다’는 뜻을 담고 있어. 즉, 나를 넘어서서 나를 바라보는 인식은 나를 주어에서 목적어로 대하는 것이니까 내가 옳다고 믿던 행위의 100% 정당성을 가지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 속에서 누군가를 정죄했던 마음은 관용으로 바뀌고, 상대에 대한 미움은 안타까움으로 변하더라고.



우리에게는 달처럼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스스로의 내면이 있다. 내게 주어진 이 고독의 시간은 그 이면을 비춰 보는 시간이라 생각해. 어쩌면 이 고독은 남보다 위대해지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거든.



네 삶의 고독을 늘 응원해 :)





From. 고독한 책상 위에서

한결 :)




p.s 내 자문에 대답은 늘 ‘응!’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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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