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왔다. 내일이 시험일이다.
크고 작은 숱한 시험을 치르며 살아왔지만, '시험은 전쟁'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시험일정 발표는 공식적인 선전포고이고, 시험일은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날이다.
시험은 만반의 준비를 갖춘 자에게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나 반드시 닥치고 마는 전쟁이다. 또, 모두의 승리가 아닌, 승패가 확실히 갈리는 싸움이다. 그래서 시험은 늘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비록 하루 만에 끝나는 전쟁이지만, 이 하루의 전쟁에서 패할 경우, 기나긴 시간동안 또다른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가혹한 싸움인 것이다.
시험 준비 막바지는 늘 시간에 쫓기고 아쉽다. 그 옛날에도 그랬다. 시험 전 날이 되면, 하루만이라도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곤 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전쟁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장수는 없다. 다만, 밀려오는 적이 어떤 전술과 무기를 가졌는지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한 자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클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냉혹한 전쟁을 기다리는 전국 수험생의 심정은 모두 똑같을 것이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준비했을 이름 모를 전우들을 생각한다.
저만치 밀려오는 물결. 거친 파도가 보인다. 깊은 호흡을 하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샤워를 하고, 검정색 볼펜 몇 자루와 수험표, 전자계산기, 함께 고생한 책들과 서브노트까지 챙기고 자리에 눕는다. 쉼 없이 최선을 다했으니 이젠 하늘이 도와줄 것을 믿는 마음으로.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진정 다가올 전쟁을 잘 준비했는지, 아니면 그냥 두려워만 하고 있었는지.
나에게 답한다. 두려움이 없지 않지만, 당당하게 준비하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