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어리고 쉽게 상처받던 시절 아버지는 나에게 충고를 한마디 해 주셨는데, 나는 아직도 그 충고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1925)의 서술자 닉 캐러웨이가 아버지에게 받은 충고는 다음과 같다.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닉은 아버지의 충고로 판단을 유보하는 버릇이 생겼고 타인을 잘 이해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이런 닉을 서술자로 내세운 것은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장치다. 닉만이 개츠비가 희망에 대한 탁월한 재능, 낭만적인 민감성을 지닌 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개츠비는 가난한 시절 사랑했던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어 데이지 앞에 나타난다. 남의 아내가 된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지극히 속물적인 데이지가 그만한 사랑을 받을 만한 여자였는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환상적인 사랑이었고 이상이었다. 그것을 위해 삶 전부를 걸고 나아가는 개츠비의 모습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위대한 개츠비》가 5번이나 영화화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은 개츠비가 보여준 낭만적 사랑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재즈와 찰스턴 춤과 자동차가 상징하는 1920년대 미국 사회의 현실과 ‘아메리카 드림’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