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

말보다 결정

by 기쁜민주


자고 일어나니

나는 선물을 두 개나 받아 들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고 건네지는 선물이었다.


하나는 바구니였고,

다른 하나는 풍선이었다.


그 바구니에는

기쁨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힘듦, 아픔, 외로움까지

담을 수 있는 여백이 있었다.


예전의 나는

기쁨만 받으려 했고

아픔은 외면하려 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조용히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기꺼이 받겠습니다.”

“흔쾌히 나누겠습니다.”


그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그들의 아픔과 힘듦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것들은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


사라지듯 흘러가 버렸다.


아,

내가 사라지게 한 것이 아니라

놓아버렸을 뿐이구나.


오늘도 나는

나를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내 의지를 앞세우지 않고

흐름에 맡기는 연습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실천한다.


계약을 마친 뒤

칠암 아나고를 흔쾌히 사는 마음이 들었다.

함께 먹고, 함께 웃고,

함께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참 고마웠다.


바쁜 와중에도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 귀한 인연 속에 내가 놓여 있음이 느껴졌다.


모찌를 케어해 주시는 선생님의

친절한 손길과 사랑에도

마음이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바구니를 선물 받은 뒤

더 많은 이야기가 찾아왔다.

누군가의 말,

누군가의 침묵,

누군가의 오래된 마음.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담아

소각하듯 흘려보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분들 각자에게도

다른 형태의 선물이 전해졌다.

아픔은 나눌수록

사라진다는 것을 다시 배운 하루였다.


에트루 화장품을 받았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갈바닉, 웰스파 iO, 루미스파 iO로

내 몸을 돌보고

에트루를 바를 때의 향과 감촉 속에서

‘돌봄’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오늘 하루는

이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모든 것은 신의 선물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충분히 받고 있다.


받음과 놓음 사이에서, 오늘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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