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에 변주를 주어라. 곧게만 나는 새는 쉽게 표적이 되지만, 때때로 궤도를 흔들며 나는 새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_《사람을 얻는 지혜》 아포리즘 17.
예측이 가능한 사람은 신뢰를 준다. 그들의 일관된 반응은 관계의 안정성을 더하는 기초가 된다. 하지만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혜에 따르면, 이러한 예측 가능성은 때로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곧게 날아가는 새가 사냥꾼의 표적이 되듯,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은 적에게 공격의 시기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당신의 궤도를 파악한 상대는 그저 몇 걸음 앞에 덫을 놓는 것만으로도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행동에 변주(變奏)를 주어야 한다.
이 변주는 단순히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기교일 뿐만 아니라, 당신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심리 기제이다. 사람들은 예측 가능성을 벗어나는 이에게 강렬한 매력을 느끼는 법이다. 그러니 첫 만남에 눈길을 끌거나, 혹은 적에게 가늠하기 어려운 위화감을 주려면 의도적인 변주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는 ‘간헐적 강화(Intermittent Reinforcement)’라는 심리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사람은 보상이나 자극이 불규칙하게 주어질 때, 그 행동에 대한 집착이 가장 강하게 형성된다’라는 점을 보여준다.
예측이 가능한 보상, 즉 반복되는 친절이나 관심은 당연하게 여겨져 그 의미가 점점 퇴색된다. 하지만 때때로 행동의 궤도를 달리한다면, 상대는 이전 같지 않은 반응에 불안해하면서도 다음을 기대하는 마음을 동시에 갖게 된다. 이는 연인 사이에서든, 비즈니스 관계에서든 동일하게 적용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능력이나 지혜를 드러내는 사람은 상대에게 단순한 ‘친구’나 ‘동료’ 이상의 존재로 각인된다. 그러므로 언제나 곧게만 날기 위해 애쓰는 것은 현명한 처세술이 아니다. 때론 궤도를 흔들며 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예측과 비 예측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사람이 비로소 신뢰와 매력을 모두 품을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세속적인 물음>
“당신의 다음 발걸음은 예측 가능한가?”
지금까지 곧게 걸어왔다면, 한 번쯤은 발걸음을 틀어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