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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밤 May 08. 2023

중독은 집중하는데서 시작된다

'중독의 활용'

  지난여름의 일입니다.

  가족과 함께 계곡에 놀러를 갔습니다. 가벼운 복장에 다소 헐거운 슬리퍼를 신고 떠난 여행은 의외의 일로 특이점을 맞습니다. 돌 사이를 걸어가다 이끼를 밟고 미끄러져 그만 발이 돌 틈 끼였던 겁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헐거운 슬리퍼 사이로 발 드러나며 그대로 밤송이를 밟고 말았습니다. 돌 틈에서 빼낸 발에는 밤송이가 덜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발바닥으로 밤송이를 낚은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의 생각 없는 대처가 저를 괴롭히게 됩니다. 별생각 없이 발바닥에 매달린 밤송이를 나뭇가지로 툭하고 친 거죠. 최소 십여 개의 밤송이 바늘이 발바닥 꽂힌 채로 부러진 겁니다.

  

  불쾌한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아픔이 상당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아내에게 발바닥을 봐달라 쭈욱 내밀었죠. 마지못해 아내는 발바닥을 보더니 작은 점 같은 게 보인다며 손톱으로 살살 긁어봅니다. 바늘로 찌르는 느낌이 드는 게 밤송이 가시가 분명합니다. 아내가 신용카드 한 장을 꺼내어 이리저리 긁고 밀어내고 하더니 이내 작은 가시 하나를 빼냈습니다. 가시가 밀려 나올 때 희열이 엄청나더군요.


  그때였습니다. 처음엔 미적지근하게 반응하던 아내가 자세를 고쳐 잡더니 가시 빼는 작업에 제대로 집중하기 시작한 겁니다. 가시가 밀려 나오는 쾌감에 중독이라도 되었던 걸까요? 이후 1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작업에 빼낸 가시만 무려 12개였습니다. 아내는 지친 기색도 없이 남은 가시가 없는지 이리저리 발바닥을 뒤집니다.


  우리는 때로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는 말을 하곤 합니다. 어떤 일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한두 시간이 흘러 있습니다. 정말 시간이 증발된 기분이 들죠. 이렇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그런데 이런 재미에 기반한 집중력은 사람을 점점 '중독'으로 이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게임 중독, 도박 중독 ...... 중독은 재미를 기반으로 사람을 고도로 집중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게 사람이 중독되는 과정을 이해한다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제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에서 려운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해보죠. 접근에서부터 막막함이 밀려올지 모릅니다. 집중도 안되고 몰입은 더더욱 어렵죠. 그런데 평소 자신이 특별히 집중할 수 있는 분야를 알고 있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관심분야에서부터 시작해 연결고리를 이어가며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것이죠.

  시각으로 보이는 무엇인가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면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분석하며 초기 기획을 세우는 겁니다. 또는 책 읽기 등 텍스트 흥미를 느낀다면 각종 서적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겁니다. 아니면 사람과의 대화에 흥미가 있었다면 그 분야에 정보를 가진 사람을 만나보는 겁니다.


  너무 단순한 발상이라고요? 하지만 리가 일상에서 미를 느끼는 순간발바닥에 박힌 가시를 빼내는 처럼 우 사소한 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거창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재미를 느끼고 집중할 수 있는 사소한 것을 되도록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사소함이 때론 중독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만 길을 터준다면 당신의 삶에 큰 힘이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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