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복잡한 인생길은 평탄하지도 곧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고통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겪는 시련은 저마다 경중의 차이가 있지만, 본인이 눈앞에서 겪는 고통이 가장 크다고 느낍니다. 문제를 한 발짝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다면 고통의 응어리를 한 움큼 덜어낼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여기 고통뿐인 것만 같은 인생을 한없이 긍정적으로 살아간 현인이 있습니다. 바로 장자입니다.
장자는 요즘 말로 '정신 승리'의 대가였습니다. 한없이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그 이면을 들여다보며 희망을 찾아냈습니다.
『장자』 소요유 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큰 나무 한 그루를 가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가죽나무라고 부르더군. 줄기에 옹이가 가득하고 가지는 굽어서 길이조차 제대로 잴 수 없어. 사람이 다니는 길가에 서 있지만 목수들은 쳐다보지도 않지. 자네가 하는 말도 크기만 하고 쓸모가 없네.”
장자가 대답했습니다.
“자네는 산에 사는 살쾡이라는 녀석을 본 적 있나? 이리저리 자유롭게 날뛸 수 있지만, 그만 덫에 걸려 죽는 놈이라네. 또 저 검은 소는 하늘을 드리울 만큼 크지만 작은 쥐 한 마리를 잡지 못하지. 자네가 지금 큰 나무가 쓸모없음을 근심하고 있는데, 어찌 그 나무를 넓은 들판에 옮겨 심고, 가지가 드리운 그늘 밑에서 편히 쉴 생각은 못 하는가? 그리고 그 나무는 ‘쓸모없음’으로 인해 도끼에 찍히거나 해를 당할 일도 없는데, 나무가 괴로울 일이 있겠는가?”
나무는 쓸모가 없었기에, 도끼에 찍히는 고통을 겪지 않고 천수를 누렸습니다. 목수 입장에서의 ‘쓸모없음’이 정작 나무에게는 생명을 부지하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입니다.
최근 한 아이돌의 맴버가 초월적인 긍정적 사고를 이야기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럭키 비키'
: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앞으로 일어날 좋은 일의 징조로 받아들이는 초긍정 주의
행운의 '럭키'와 아이돌 맴버의 영어 이름 '비키'를 합성해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수천 년 전 초월적 긍정주의자인 장자를 보니 정말 '럭키 장주'입니다. '장주'는 장자의 본명입니다.
마흔에 읽는 장자는 마음의 쉼표와도 같습니다. 모든 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내달리는 마흔은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습니다. 초월적 긍정주의를 발현할 작은 틈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달리기만 하다가는 언젠가 방전된 자동차처럼 주저앉아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자를 만나고 이제는 좀 쉴 수 있겠습니다.
인생길을 내달리다 막히는 도로를 만나거나 굽이치는 산비탈 길을 만나더라도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럭키 장주'입니다. 어쩌면 지금 쉬어가는 이 순간이 몇십 미터 앞의 사고를 피해 가는 행운이 될지 모릅니다. 또, 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는 이 순간이 인생의 귀인을 만나는 기회가 될지 모릅니다.
인생은 열려 있기에, 앞날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은 수만 가지 고통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넘치는 행운으로 채워지기도 합니다.
삶의 고난으로 입속 큰 한숨이 찰 때면, 그 숨을 몰아 내쉬기보다 '럭키 장주'를 외쳐봅니다. 그 한마디가 인생의 시련을 딛고 일어설 힘이 되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