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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Aug 22. 2023

시를 담고 잠 못 드는 한여름 밤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밤 12시, 온도계는 28도를 가리킨다.

말복도 지나고, 입추도 지나고, 처서까지 지났으니 가을이어야 하는데.

무더위는 좀처럼 떠나가려 마음조차 먹지 않는다. 

늦더위까지 몰고 와 대가리를 억세게 들이미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지구가 뜨거워서 그렇단다.

무턱대고 틀어 놓은 선풍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

하루 종일 돌린 선풍기 모터열기까지 더해져 바람은 더 뜨겁다.




베란다로 나간 남편은 바람의 방향을 손가락으로 헤아리며 

양동이에 물을 가득 채운다.

선풍기 바람이 물을 타고 들어오니 제법 시원하다.

그 바람도 결국 창틀을 넘기지 못하니 시원찮다.




의자를 끌어당겨 와 선풍기를 번쩍 들어 올린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배가된다.

바깥바람까지 동원하니 시원하다 못해 추위까지 느껴진다.

어릴 적  한낮 더위에 지쳐 대청마루에 벌러덩  

한잠 자고 나면 저만큼 물러나 있던 더위

열대야에 감기라도 들까 봐 슬그머니 이불을 끌어당겨 덮어준다.




에어컨은 냉기가 도망가지 않도록 문을 꼭꼭 닫아야 시원하다.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물과 바람, 자연을 이용할 땐 문을 열어야 시원하다. 

끝까지 건강을 지키고, 에너지도 지키고, 지구를 지키며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선 자연을 살살 달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체부 주관으로 광명시 하안 도서관 <독서 클리닉: 자아를 찾아가는 문학의 숲>이란 강좌.

강사는 숙명여대에서 현대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진희 선생님.

시와 소설을 읽고를  감상하며 시인과 작가에 대해 배우고 시대적 배경을 배운다. 

배워 갈수록 재미가 있어서 나도 시라는 것을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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