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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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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Jul 30. 2023

맥주에 낭만 한 스푼을 더하다

- 이제는 생맥주를 집에서 즐긴다, '아사히 생맥주캔'을 음주해보았다

얼마 전 한국에 열풍을 불고 온 맥주가 하나 있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 것인지 주변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쉽게 발견할 수 없을 정도. 나 역시 편의점이나 마트를 오다녔지만 모든 곳이 매진이라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기가 어려웠다. 애초에 발주되는 물량 자체가 상당히 적어 보였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인기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캔 정도는 쉽게 마실 수 있겠지 생각했던 나였으나 외외로 술을 찾는 사람들은 많았고, 그렇게 꽤 오랜 기간 지난 후에도 내가 그 술을 마실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물론 SNS에서는 종종 마주쳤기에 그 궁금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던 우연히, 정말 우연히 물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방문하였는데, 주류코너에 내가 생각지도 못한 술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무려 두 캔이나. 고민은 짧았고, 나는 곧바로 그것을 구매하여 가져오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손에 들린 인기 만점의 술. '아사히 드라이 생맥주캔'. 아직까지도 매진 행렬을 달리고 있는 맥주의 맛과 향은 어떨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이제는 생맥주를 집에서 즐긴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시원하다. 캔을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가장 먼저 든다. 생맥주를 표현한 맥주의 모습과, 기존의 아사히 캔의 모습이 대각선으로 나뉘어 있으며,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여러 필체와 여러 색으로 글이 쓰여 있음에도 그리 난잡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보통 맥주 디자인에 맥주 자체를 넣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데, 오히려 그런 면이 특색을 잘 살린 것 같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일본의 '아사히 브루어리'에서 2021년에 발매한 맥주로서, 무려 4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출시된 술이다. 기존의 캔맥주의 느낌에서 탈피하여 캔으로 즐기는 생맥주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였고, 발매 시기가 맞물림에 따라 일본 내에서도 품귀현상이 지속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였다.


4~8도 정도 사이에서 가장 맛있게 음주할 수 있으며, 개봉 후 캔을 양손으로 감싸면 더욱 풍부한 거품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인기 많은 맥주의 용량은 340ml, 도수는 5도, 가격은 편의점 기준 4500원..이지만, 현재 4캔 12000원 행사를 진행 중이니 구매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행사를 통해서 구매하도록 하자. 340ml 맥주 한 캔이 4500원 인 것은 약간 비싼 감이 있으니까.

잔에 따르기 전에 생맥주의 느낌을 내기 위하여 뚜껑을 연 뒤 양손을 캔에 가져다 대어보았다. 설명서대로 캔 위까지 올라오는 거품. 넘치지 않을까 걱정하였지만 딱 적당한 선에서 멈추어 있다.


집에서 이런 그림을 볼 수 있을 줄이야. 맛이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 모습을 보자마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참기 힘들지 않을까. 물론 손을 댄 상태로 계속해서 보고만 있으면 거품이 한없이 올라오니 넘치지 않도록 마셔주는 것이 좋다.


코를 가져다 대면 깔끔한 생맥주의 향이 올라온다. 마침 이틀 전쯤에 라멘 식당에서 아사히 생맥주를 먹을 일이 있었는데, 캔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맥주와 상당히 흡사한 향을 보여주는 듯하다. 향은 강렬하기보단 은은하게 퍼져온다.


기대와 함께 한 모금 들이키니 시원한 맥주가 혀를 감싸온다. 위쪽에 자리 잡고 있는 거품 때문인지 확실히 일반 캔 맥주에 비해서 부드럽게 들어가는 감이 있고, 맛은 일반적인 맥주보다 약간 연하게 느껴진다. 오렌지 껍질이 생각나는 까끌함이 입에서 살짝 맴도는 듯하다.

탄산이 엄청 강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보다는 탄산이 약한 편이며, 맛 역시 기대보다는 상당히 평범한 축에 가깝다. 식당에서 마시는 아사히 생맥주의 80% 정도의 맛, 집에서 생맥주의 느낌을 내면서 먹기엔 한 없이 좋지만, 정말 생맥주 그대로를 예상하고 들이킨다면 아쉬움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온도가 떨어지면 쓴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말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가 마시는 동안 맥주가 쓰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마시는 속도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니기에, 보통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술이 쓰다고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적당히 가벼운 무게에 부드러운 풍미를 가지고 있고 혀의 끝에서 고소한 맛이 살짝 맴돈다. 맛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할 것이 없는 게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생맥주에 굉장히 근접해 있는 맛이다. 대신 약간은 연한. 아무래도 맛보다는 감성으로 음주하는 술처럼 느껴진다.


한 캔을 다 비우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양이 워낙 적고, 술이 비교적 부드럽기 때문에 목 넘김이 굉장히 가볍다. 맥주를 마신 후 드는 생각은 약간의 아쉬움. 나는 상당히 기대가 컸는가 보다.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생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주해 볼 만하다. 언제 집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 보겠는가. 캔의 뚜껑을 열었을 때 피어오르는 거품은 씨를 날리기 전의 민들레 꽃과 같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기분은 이 전까지 캔 맥주에서 느끼기 쉽지 않은 것이었다.


맥주의 맛을 중요시한다면 너무 대량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지만, 맛보다는 감성과, 생맥주를 집에서 음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한 번에 여러 캔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이 것을 들고 술자리에 간다면 어디든지 인싸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안주는 맥주다 보니 아무래도 튀김류가 잘 어울린다. 나는 감자튀김을 곁들여 음주하였고, 썩 괜찮단 느낌을 받았다. 치킨, 새우튀김 등과 함께 한다면 좋은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사이 드라이 생맥주캔', 맛보다는 낭만으로 마시는 술이다. 맛은 대단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생맥주. 바로 따른 생맥주를 마시는 것과 비교하면 약간 아쉽지만 집에서 음주한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꽤 괜찮다.


개인적으로 재구매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기대감이 너무 큰 탓 일수도 있고, 이 한 캔으로 그간 마시고 싶었던 욕구를 모두 충족한 것 같기도 하다.


집에서 즐기는 생맥주, '아사히 드라이 생맥주캔'의 주간 평가는 3.3 / 5.0이다. 괜찮은 맛과, 낭만 한 스푼을 포함한 점수이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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