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따다 막걸리에 흩뿌렸노라

-하늘의 구름을 한 병에 담다, '담은 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에는 1930년 대에 설립된 양조장이 하나 존재한다. 1932년 이병규의 옹의 발자국으로 '장천양조장'이라는 이름 하에 시작된 역사는 1994년 현재의 명칭 '일동막걸리'로 바뀌었으며, 2023년까지 약 100년간 4대에 걸쳐 술을 빚고 있는 막걸리 주조의 명가라고 불리는 장소이다.


이곳은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낳는다"라는 신념을 회사의 모토로 삼아 정성과 노력으로 늘 술을 빚고, 우수한 품질 개발에 역량을 기울여 2012년 'ISO 22000', 2014년 'HACCP 인증서'까지 취득하였다. 또한 '일동막걸리'가 위치한 경기도 포천시는 발효에 적합한 물과 품질 좋은 쌀로 유명하여 '일동막걸리'에서 출시된 술은 그 맛까지 훌륭하다고 한다.


이런 양조장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어찌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을까. 오늘의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기 위하여 준비한 술은 이 '일동막걸리'의 '담은 막걸리'이다. '하얀 구름은 어떤 맛일까?'라는 의문에서 탄생하한 막걸리는 과연 어떤 맛을 보여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하늘의 구름을 한 병에 담다, 담은

'순백', '순수', '정갈'. 병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새하얀 막걸리를 담은 병의 마개는 받는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도록 곱게 포장되어 있으며, 전면에 보이는 '담 은'이란 두 글자는 단순하나 전체적인 도안과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순백과 여백의 미를 잘 살려 참으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디자인이다. 흰 구름은 사치스럽지 않아도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담은 막걸리'는 '일동 막걸리'에서 생쌀 그대로 발효하는 수제 공법으로 탄생한 술로서, 이러한 방법을 통해 쌀이 주는 고유의 맛과 질감, 색을 극대화하였다.


담백한 맛과 하얗고 은은한 빛을 위해 최고급 생쌀 을 100% 사용하며, 지하 16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만을 고수한다. 여기에 전통누룩에서 뽑아낸 우수한 균주를 이용하여 우유빛깔 색깔처럼 매우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막걸리라고 한다. 좋은 품질의 자연을 이용한 만큼 당연히 인공감미료는 일체 들어가지 않았고, 그 품질을 인정받아 2016년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생막걸리부문 장려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순백의 술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5도, 가격은 12000원 정도이다. 막걸리 한 병에 12000원이라는 가격은 당연히 부담될 수밖에 없는 값이지만, 맛을 보기 전까지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이 술이 12000원 일지, 6000원 일지, 혹은 30000원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잔에 따른 술은 눈을 그대로 담은 듯한 색깔을 선보인다. 이렇게 깨끗한 막걸리를 본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하얗다.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을 만큼 '순백'이라는 이름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코를 가져다 대면 상당히 옅은 막걸리의 향이 흘러나온다. 특별히 달콤하거나 상큼한 향은 나지 않고, 쌀과 누룩의 냄새가 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약간의 청량감으로 반겼다가 끝에선 미세한 고소함으로 마무리되며, 코 근처를 은은히 겉도는 느낌이다.


잔을 몇 번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탄산감 없는 눅진한 막걸리가 굉장히 부드럽게 혀를 안아준다. 적당한 단 맛과 감칠맛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술이 워낙 고운 탓에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의 과정이 정말 자연스럽다. 맛이 진한 것이 아님에도 쌀이 가진 풍미가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미묘한 향에서 비해서 단 한 모금 만으로 맛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막걸리는 쌀의 감미를 풍기며 그대로 목구멍을 넘어가고, 이후 혀에 조금의 단 맛을 남기고 사라진다. 살짝 식 느껴지는 입자감과 크리미 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술에 대한 부담스러움은 정말 단 하나도 없는 막걸리이다. 산뜻하게 사라지는 단 맛의 여운은 빠르게 다음 잔을 따르게 만든다.


적당한 무게감에 술이 품고 있는 쌀의 멋이 참으로 예술 같은 친구이다. 맛의 끝에선 참외, 멜론 등의 과실이 풍길법한 뒷 맛이 감돌아 한 층 술을 더 당기게 한다. 술이 워낙 고운 탓에 마음만 먹으면 한 병을 순식간에 다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미묘한 향과 단 맛과 쌀의 풍미, 감칠맛, 곱고 크리미한 질감으로 전체적인 맛이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맛들이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매우 조화가 뛰어나다. 누가 음주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호불호가 없을법한 막걸리라고 생각되고, 특히나 부드러운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입 안에서 구름이 녹는 듯한 식감을 가진 '담은'을 한 번쯤은 음주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술을 음주할 때의 안주는 그리 무겁지 않은 것을 추천하고 싶다. 스테이크나 매콤한 전통 요리에도 괜찮지만, 당과 나 약과, 비스킷 등 간단한 안주에 막걸리의 맛을 집중하는 것을 권한다. 그만큼 술이 부드럽고 나긋하다.


'담은 막걸리' 이름 그대로 구름을 입 안에 담는 느낌이었다. 혀에서 눈처럼 녹아드는 맛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적당한 단 맛과 함께 퍼지는 풍미는 술을 입에 넣자마자 맛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참고로 '담은 막걸리'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3개, 혹은 6개를 한 번에 구입해야 살 수 있는데 '마켓컬리'를 통한다면 낱개로 구매가 가능하다. 맛에 대하여 적당히 궁금한 사람은 낱개 구매를 통해 맛을 볼 수 있길 바란다.


하늘의 구름을 품은 '담은 막걸리'의 주간 평가는 4.0 / 5.0이다. 함박눈 오는 서늘한 새벽이 생각나는 맛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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