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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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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Aug 30. 2023

사과와 요구르트가 막걸리와 만난다면

-설탕없이 다가오는 사과의 달콤함, '노슈가애디드 사과주'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오랜만에 세븐일레븐에서 술 한병을 들고왔다. 집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CU이고, 이 곳이 또 편의점 치고는 상당히 크기가 큰지라 굳이 다른 곳을 찾을 이유가 없었는데, 금일은 따로 살 것이 있어서 여러 펀의점을 방문하다 보니 우연찮게 약간 떨어져 있는 세븐일레븐까지 가게 되었다.


중이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고, 분명히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들어간 것이지만 막상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주류 매대로 먼저 향하였다. 확실히 대형 편의점 중 한 곳 답게 'CU'에서 보지 못한 여러 술들이 있었고, 어떻게 보면 이제는 당연하다시피 편의점을 나오는 내 손에는 몇 병의 술이 들린 채였다.


'노슈가애디드 사과주', 그 중 가장 달콤해 보이는 이름을 가진 술이다. '노슈가'라고 적혀있진 하지만, 아스파탐이 첨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감미료를 설탕의 대체품으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노슈가'라는 단어를 이름으로까지 쓰는 것이 맞는가 싶긴 하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을 가진 탁주는 어차피 대부분 '감미료'로 당분을 채우니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여하튼,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술이 어떤 향미를 가지고 있는 지니까. 과연 '노슈가'라는 이름을 들고 있는 막걸리가 어떤 맛과 향을 보여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겠다.


설탕없이 다가오는 사과의 달콤함, 노슈가애디드 사과주

디자인이 그리 복잡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예전부터 사용되던 플라스틱 병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안으로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사과주스의 빛깔이 은은히 감추어져 있다. 전면부를 보면 'NO SUGAR'라는 단어가 사과 위에 굵게 적혀 있는데, 사과와 'NO SUGAR' 이 두 가지로 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노슈가애디드 사과주'는 '조은술세종(주)'에서 MZ세대의 트렌드를 맞춰 개발한 사과 막걸리로서, '노슈가애디드' 브랜드와 '세븐일레븐'과의 협업을 통하여 탄생한 술이다. 


설탕을 포함하지 않고 사과의 단 맛을 이끌어 내어 남녀 노소 가리지 않고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특유의 부드러운 달콤함 덕분에 막걸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호불호 없이 음주할 수 있을 만한 술이라고 한다.


이 술의 용량은 750ML,도수는 6도, 가격은 2800원이다. 요즘 출시되는 전통주들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병 당 10,000원 이상의 탁주가 우후죽순으로 태어나고 있는 지금, 2800원 이라는 부담되지 않는 값은 막걸리가 서민들의 술이었다는 것을 잠시나마 가르쳐 주는 듯 하다.

충분히 섞어서 잔에 따른 술은 우유보다 살짝 옅은 색을 띄고 있다. 비교적 하얀 사과주스 색깔이라고 말하면 될까, 확실한 것은 그렇게 걸쭉해보이는 질감은 아니다.


몇 번 흔든 뒤 코를 가져다 대니 사과주스와 요구르트가 섞인 듯한 새콤달콤향이 흘러나온다. 사과향보다는 요구르트 향이 더 진하게 올라오며, 상당히 상큼하고 달콤한 탓에 냄새를 맡자마자 혀에 침이 고이는 듯 하다. 


술보다는 음료수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하고, 알콜의 향은 일절 느껴지지 않는다. 코만 대었음에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이란 것을 알게 만들어주는 향이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사과 음료 같은 단 맛이 혀를 감싸준다. 향에 있어선 새콤함이 더 강하다고 느껴졌는데, 혀로 다가오는 맛은 산미와 단 맛이 비슷한 정도로 구성되어져 있다. 탄산감 없이 물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어 혀에서 부터 목구멍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가볍게 연결되며, 향과 마찬가지로 술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사과 주스와 요구르트가 5:5정도로 섞인 듯한 막걸리이다.

대단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편하게 먹기에 굉장히 적당하다고 여겨진다. 혀에 감도는 맛은 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목넘김 후에는 단 맛과 산미를 약간 남겨놓고 사라지는데, 맛 자체가 크게 짙지 않은 편이라 그런지 여운 역시 빠르게 사라진다. 


약간 가벼운 무게에 요구르트 같이 새콤달콤하게 퍼지는 산미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사과와 요구르트를 혼합한 단 맛을 중심으로 하여 맛이 이루어져 있으며, 재료 중 어느하나 크게 튀는 것 없이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개인적인 입맛에는 단 맛이나 산미의 정도가 조금 더 진했다면 좋았을 것 같지만, 누구나 편하게 마시기엔 이 상태가 더 적당하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술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음료수 같은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호불호 없이 음주할 수 있을 듯 하며, 막걸리를 싫어하는 사람도 한 번쯤은 음주해보길 바란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며, 막걸리라는 것을 모르고 마신다면 '사과 음료' 혹은 그냥 맛있는 술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만약 음주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닭발, 오돌뼈' 등 약간 매콤한 음식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매콤한 떡볶이와 함께 음주하였는데, 꽤나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술 자체가 달고 가볍기에 이러한 음식들과 함께 한다면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노슈가애디드 사과주' 새콤달콤한 맛이 부드럽게 다가오는 술이었다. 간단하게 음주하기에 딱 괜찮아 보이는 술이라고 생각되며, 가격 역시 저렴하여 구매하기도, 마시기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세븐일레븐에서밖에 판매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살 수 없어 구매에 대한 제약은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장바구니에 넣어보길 권한다. 술에 대한 후회는 마시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달콤한 사과가 담긴 '노슈가애디드 사과주'의 주간 평가는 3.6 / 5.0 이다.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맛, 사과와 요구르트의 조합은 언제 먹어도 만족스러웠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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