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음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일기 Sep 01. 2023

이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콜라보레이션을 한다

- 미자네주막과 세븐일레븐의 어울림, '미자'를 음주해보았다.

최근에 출시되는 술들을 보면 확실히 연예인들과의 콜라보가 이전보다 잦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아무래도 '원소주'의 인기가 굉장히 막강했던 것인지, 그 뒤로 유독 연예인들과의 협업이 자주 보이는 듯하다. 오늘 내가 가져온 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여하튼 유명인과 콜라보라는 부분에선 일맥상통하다.


'미자', '미자네 주막'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유튜버와 세븐일레븐이 협업하여 탄생한 술이다. 사실 내 입자에선 처음 들어본 사람이지만, 글을 쓰기 위해 잠깐 방문해 보니 참으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것이 느껴진다. 현재 약 53만 명 정도 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인데, 사람들에게 상당히 영향을 끼치는 수치와 채널의 성질이 합쳐져 협업을 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


유튜버와 콜라보한 술은 과연 어떠한 맛 향을 가지고 있을지. 반쯤 섞인 기대와 함께 '미자'의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미자네주막과 세븐일레븐의 어울림, 미자

겉으로 보기에 병 자체는 일반적인 소주병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병의 디자인보다는 전면부에 붙여져 있는 '미자'라는 두 글자에 가장 큰 신경을 쓴 것처럼 여겨진다. 사실 처음 진열되어 있는 이 술을 보았을 때는 일반적인 증류주라고 생각했었다. 이후에 성분표를 보고서 오미자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서정적으로 적혀 있는 '미자'라는 이름은 '미자네 주막'과 '오미자'를 둘 다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미자'는 '미자네주막'와 '세븐일레븐'이 협업하여 만들어진 술로서, 제로슈가와 오미자가 들어가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특징이다.


소주로 유명한 '보해양조'에서 탄생하였으며, 단독으로 마시는 것은 물론 탄산수나 기호에 맞는 음료와 혼합하여 칵테일로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제품개발과정에선 유튜버 '미자'가 직접 참여하였다고.


혹여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참고로 '미자'는 '홍대 미대 나온 여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술의 용량은 375ML, 도수는 16도, 가격은 2500원이다. 일반적인 소주 한 병에 비해서 약간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으나, 음주하기에 그리 부담되는 값은 아니다. 도수가 보통의 소주와 비슷한 정도를 보유하고 있기에 대단한 맛을 기대하기보다는 역한 맛을 얼마나 잘 다듬었는지, 오미자의 향은 얼마나 느껴지는지가 주된 중점이 될 것 같다.

잔에 따른 술은 여타 증류주와 다를 것 없다. 매끄럽고 투명하며, 가벼워 보인다.


코를 가져다 대니 일반적인 소주에 비하여 확실히 연한 알코올이 약간의 달콤함과 함께 올라온다. 포도와 오미자의 향이 느껴지며,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오미자 보다 포도가 약간 더 진하게 다가왔다.


전체적인 향 자체가 연한 편이라 코에 들어왔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듯하고, 알코올의 역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확실히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생각보다 향이 조화롭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준다. 16도라는 도수를 가지고 있어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향과 같이 맛에 있어서도 알코올의 역함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보이는 것보다 단 맛이 크게 자리 잡고 있으며, 약한 알코올과 함께 깔끔한 맛이 입 안을 채워준다.


전반적으로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연하게 구성되어 있는 친구이다. 평소에 소주가 가진 역한 알코올이 싫었던 사람은 몇 백 원 더 지불하고 '미자'를 음주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고운 주감으로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알코올과 단 맛을 혀에 남겨 놓고 사라진다. 여운이 길지 않고 빠르게 사라지는 증류주이며, 그 덕에 술이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가벼운 무게에 가벼운 풍미를 처음부터 끝까지 선사한다. 이 술을 말할 때 중점을 어디에 놓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이를테면, 오미자주로서 중점을 놓는다면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일단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향이나 맛에서 오미자를 크게 느끼기가 힘들다. 만약 오미자가 들어간 것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약간의 포도 향과 달콤함을 지닌 소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반대로 중점을 소주나, 가볍게 먹기 위한 증류주로 잡는다면 상당히 괜찮다. 단점이 장점이 되는 것이다. 향과 맛에 있어서 알코올을 굉장히 잘 다듬었고, 부담 없는 가볍고 깔끔한 술이 혀에서부터 목 넘김까지 이어진다. 소주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  


만약 자신이 소주보다 부드럽고 달콤하게 취하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 보길 바란다.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음주할 수 있을 주감을 가지고 있으며, 단 맛을 중심으로 한 어우러짐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을 자랑하기에 마시는데 불편함이 없다. 물론 알코올 특유의 탁 쏘는 맛을 즐기는 사람에겐 예외이다.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안주로는 '회, 육회, 매운탕' 등을 추천한다. '낚지 볶음이나 오징어 볶음'등의 매콤한 한식류도 좋다. 보통 우리가 먹어온 소주 안주라면 괜찮은 조합을 선보일 것이다.


'미자', 우아한 맛을 보여주는 증류주였다. 다음 술을 마실 때 일행이 소주를 싫어한다고 하면 그 대용으로 구매할 용의가 충분히 생겼다. 연예인들과 콜라보한 술의 결과가 내 입맛에는 그렇게 좋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는데,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세븐일레븐과 협업하여 탄생한 상태라 안타깝게도 한 곳에서 밖에 볼 수 없다. 때문에 세븐일레븐을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장바구니에 넣기를 권해본다. 또한 그냥 음주하는 것도 좋지만 하이볼로 마실 때도 빛을 발한다고 하니, 도수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토닉과 함께 마셔보시길.


홍대 미대 나온 여자의 줄임말, '미자'의 주간 평가는 3.6/5.0 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부드러운 술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쌀에선 좋은 술이 나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