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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Sep 18. 2023

바닐라 아이스크림 보다 달콤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당신을 생일로 만들어주는 달콤함,'베일리스 벌스데이케이크'를 음주해보았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입 맛은 변한다고 한다. 야채를 싫어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야채를 먹게 되고, 나물을 싫어했던 사람도 어느새 보면 비빔밥을 즐기게 된다. 흔히 말하는 누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식성은 조금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이 단 걸 좋아하는 나의 입맛을 그대로이다. 몸이 힘들고 고될 때면 흔히 말하는 당이 당기며, 과자나 군것질 거리를 줄여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눈앞에 놔두면 참지 못하고 입에 넣고야 만다. 예전처럼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활동량 역시 상당히 줄어들었기에 고쳐야 하는 버릇이지만, 정말 생각처럼 쉽지 않다. 


오늘 가져온 주류 역시 나의 취향을 100%, 아니 200% 담고 있는 술이다. 원래도 달콤함으로 유명한 베일리스 시리즈 중 하나이며, 이번엔 초콜릿의 당분이 아닌 바닐라의 당분을 극대화하여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을 자랑한다고 한다. '베일리스 벌스데이 케이크' 마시는 순간 당신을 생일로 만들어주는 이 술은 어떠한 모습을 지니고 있을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자.


당신을 생일로 만들어주는 달콤함, 베일리스 벌스데이케이크

한눈에 보기에도 행복해 보이는 디자인이다. 바닐라색으로 병 전체가 뒤덮여 있으며, 'Birthday Cake'라는 술의 이름을 나타내듯 가지 각색의 축하 용품들이 병 곳곳을 채우고 있다. 만약 폭죽이나 오색의 띠들이 너무 많이 그려져 있었다면 번잡하게도 보일 수 있을 법한 그림이지만, 어디까지나 생일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역할을 하지, 주가 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딱 적절한 상태로 다가온다. 병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베일리스 벌스데이케이크'는 '디아지오'에서 탄생한 베일리스 시리즈 중 하나로서, 드넓은 목초지에서 자란 소에서 얻은 최상급 유제품과 아이리시 위스키의 만남으로 탄생하였다.


마시는 순간 오늘이 생일 같은 즐거움과 재미를 가져다주며, 크리미 한 바닐라 스펀지케이크와 아이리시 크림이 만나 마법같이 부드러운 질감을 선사한다고 한다. 여기에 아이리시 위스키가 주는 은은한 따뜻함은 덤이라고. 


이 달콤한 술의 용량은 700ML, 도수는 17도,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39800원. 약 4만 원이란 가격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값이지만, 현재 GS에서 행사 중이라 거의 반값에 가까운 21,800원에 팔고 있다. 이번 달까지 행사를 할 것으로 보이니 혹여나 관심이 가는 사람은 꼭 가성비 좋게 구매할 수 있길 바란다.

잔에 따른 술은 상당히 눅진한 바닐라의 색깔을 선보인다. 질감 자체가 아이스크림과 술의 사이 같다. 술이란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에 따라진 모습을 보면 이 것이 17도라는 도수를 가진 주류란 게 생각이 나질 않는다.


코를 가져다 대면 굉장히 달짝지근한 향기가 잔을 타고 올라온다. 예전에 먹었던 아이스크림 중 '엑셀런트'라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그것과 굉장히 유사한 향을 지니고 있다. 도수가 일반적인 소주와 비슷하나 알코올의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크리미 하면서도 부드러운 바닐라 향이 코를 사로잡는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굉장히 부드러운 술이 혀를 안아준다. 역시나 크리미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떠오르는 맛이다. 처음 혀에 닿을 때는 버터리하고 달콤한 술이 포근하게 다가오고, 이후 아이리시 위스키의 따뜻한 도수가 목을 통해 전달된다. 술이 가진 알코올에 대한 역함은 일절 느낄 수 없었으며, 혀의 끝에서 느껴지는 위스키의 맛은 너무 달기만한 술을 적절히 조절해 주는 듯하다.

탄산 없이 입 안을 채우는 달콤함의 풍미가 참으로 마음에 든다. 원래도 단 것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굳이 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술이 가진 고운 감미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고급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녹이면 이런 맛이 되지 않을까. 한 모금 한 모금이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목 넘김 후에는 약간의 뜨거움과 달콤함을 남기고 사라진다. 끝까지 크리미한 질감이 매력적으로 머물러 있으며, 술보다는 디저트 같은 주류이다. 적당한 무게와 극세사 이불을 혀로 만지는 듯한 풍미는 보통의 술에서 쉽사리 맛볼 수 있는 주감이 아니었다.


단 맛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흔히 말하는 너무 달아서 못 먹겠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다. 고급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녹여 위스키와 섞은 것 같은데, 값싼 아이스크림이야 달아서 고개를 저을 수 있지만, 비싼 아이스크림일수록 그 정도를 지키며 예술적인 조화로움을 보여주는 법이다. 그렇기에 한 입을 먹어도 다음 입에 생각나고, 그 다음 입을 먹어도 어느새 잔을 다시 들게 된다.


혹여나 위스키의 맛이 자신에게 강하다고 생각되면 얼음을 몇 개 추가하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혹은 우유를 섞어서 같이 음주해 보길 바란다. 어느 정도 취기를 원하는 사람이야 원액으로 먹는 것이 술과 달콤함 양쪽을 다 즐기는 방법이겠지만,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니 저렇게 몇 가지를 추가하여 칵테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부가적인 재료를 더한다면 맛을 한층 더 달콤하게 이끌어 술보다는 셰이크에 가까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론 얼음을 추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안주는 과일이나 비스킷 등 디저트류와 함께 하길 바란다. 안주보다는 술에 집중하면서 마셨을 때 빛을 발하기에 너무 무거운 안주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베일리스 벌스데이 케이크' 이름 그대로 나를 생일로 만들어 주는 듯한 맛이었다. 달콤한 주류를 좋아하는 나에겐 딱 맞는 술이었고, 이 느낌은 달콤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현재 행사 중인 GS를 꼭 이용하길 권한다. 가격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나니, 지갑에 돈이 넘쳐도 비싸게 구매하는 일은 없는 것이 좋다.


고급 아이스크림 같은 '베일리스 벌스데이 케이크'의 주간 평가는 4.2/5.0이다. 달콤한 케이크가 입 안으로 퍼지는 맛은 너무나도 황홀하였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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