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건배주는 어떨까

- 다섯 가지 즐거움을 한 곳에, '오희'를 음주해 보았다.

by 주간일기

오늘은 막걸리라는 주종을 가졌지만 겉모습만 봐서는 막걸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친구를 하나 데리고 왔다. 어떤 술을 구매할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눈에 띄었고,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과실주인가 하며 곧바로 들었으나 알고보니 탁주였던 이 작품.


'오희', 최초로 막걸리에 오미자를 넣어 생막걸리를 만들었던 '문경주조'에서 태어난 이 술은 과연 어떠한 향과 맛을 보여줄지, 톡톡 터지는 스파클링을 기대하며 뚜껑을 열어보자.


다섯 가지 즐거움을 한 곳에, 오희

오미자라는 재료를 사용한 술답게 외관부터 막걸리보다는 와인에 가까운 빛깔을 가지고 있다. 길게 빠진 유려한 병의 끝 부분은 고급스러운 자줏빛 패키지와 금박지로 마감되어 있으며, 전면부에는 '오희'라는 술의 이름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 건배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다섯 가지 맛'등 제품에 대한 간단한 정보가 적혀 있다. 전반적으로 술의 색깔과 병의 모양이 우리가 알고 있는 막걸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합치게 되면 이런 디자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오희'는 '문경주조'에서 문경시 특산물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프리미엄 막걸리로서, 일체의 합성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맛과 입안 가득 채우는 천연 탄산을 선보인다.


오미자의 향이 다가오면서 혀를 건드리는 산미를 느낄 수 있고, 거기에 옅은 단 맛과 쌉싸래한 향미까지 이어져 누구나 큰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매혹적인 시간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참고로 '오희'는 2018년 평창올림픽 만찬주로도 선정된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오희'라는 이름은 오미자에서 느낄 수 있는 다석 가지 즐거움을 뜻하고 있다.


제품의 용량은 500ML, 도수는 8.5%, 가격은 18,000원. 혼자 마셔도, 둘이 마셔도 좋을 양에 보통의 막걸리보다 약간 높은 알코올 함유량, 서민을 위한 술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가격을 지니고 있다. 확실히 프리미엄은 프리미엄이다. 때깔을 보며 예상은 했지만 술 한 병에 거의 20,000원 이라니, 어지간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잔에 따른 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한 모습을 보인다. 살짝 어두운 체리색이 보석처럼 은은히 자리 잡고 있으며, 겉으로 비치는 빛깔만 봐서는 전혀 막걸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와인에 가깝다면 가깝지, 누가 이 모습을 보고 탁주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리 모습을 확인하니 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기분이다.


몇 번 흔든 뒤 코를 가져다 대면 달콤한 오미자 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오미자 자체의 향과 달콤함이 절묘하게 맞물려서 코를 건드리고, 일반적인 막걸리에서 맡을 수 있는 곡식의 고소한 향 보단 확실히 과육이 중심이 되어 나타난다.


'오미자, 나무, 약재, 꿀' 등의 냄새가 느껴지며, 이전에 마셨던 '오미자주'의 향과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알코올의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선한 과실이 코를 사로잡고, 고소함은 오미자 특유의 향에 밀려 끝 쪽에서 약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머금으니 일반적인 탄산음료의 바로 아래정도로 느껴지는 탄산과 함께 달콤한 술이 혀를 감싸 안는다. 과육부터 약재까지 오미자가 가진 과실의 맛이 아주 잘 나타나 있다. 달콤함을 시작으로 하여 산미가 혀를 치고, 씁쓸함이 등장해 맛을 마무리 짓는다. 감미와 산미가 쓴 맛에 비해선 약간 튀어나와 있긴 하나 전반적으로 향미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것 같다.


뚜껑을 딸 때에 탄산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탄산감이 강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처럼 팡팡 터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딱 즐기기 좋은 정도에 위치해 있는 탄산으로서, 과육과 탄산의 특징 때문인지 막걸리보다는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사실 이 술이 '탁주'인 것을 몰랐다면 그 누구도 겉모습만 보고선 주종을 판단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목 넘김 이후에는 약간의 고소함과 산미가 혀를 잡아채고, 살짝 드라이한 맛매를 가져다준다. 마지막까지 산미가 혀에 남아 입을 쩝쩝거리게 만들며, 코에는 오미자의 향이 맴돈다. 술 본연의 여운은 그리 길게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다음 잔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혼자 마시는 것에 비해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모여 가볍게 음주하기 좋은 향미를 지니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적당히 가벼운 바디감에 청량하게 입 안을 채워가는 풍미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한 잔에 오미자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술이기에 평소에 오미자라는 과실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 마셔보길 바란다. 다만, 앞서 계속 말했다시피 우리가 그간 마셔온 막걸리 특유의 느낌과는 어느정도 거리가 존재한다. 오미자 과육을 설탕에 담아 잘 숙성시키면 이러한 맛을 내지 않을까 싶다. 단 맛과 산미를 중심으로 하여 맛이 구성되어 있긴 하나 이름답게 '단 맛, 쓴 맛, 짠맛, 신 맛, 매운맛'까지 다채롭게 느낄 수 있으니, 관심이 가는 사람은 음주해 본다고 나쁠 게 없을 것이다.


굳이 술의 순서를 따지자면 식전주에 가깝다. 따라서 안주 역시 너무 무거운 음식과 함께 하기보단 크래커, 핑거푸드, 과일 등과 함께 하는 게 좋다고 생각된다.


'오희', 오미자의 즐거움이 가득 들어 있는 스파클링 막걸리였다. 차갑게 먹을수록 술의 맛이 올라가는 성질을 띄고 있으니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좋은 사람과 함께 즐기도록 하자.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꽤나 상이하다. 심하게는 10,000원 정도의 차이까지 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잘 살피길 바란다. 다행히 나 같은 경우는 그나마 저렴한 곳에서 구매하긴 했는데, 검색하고 난 후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막걸리 같지 않은 막걸리 '오희'의 주간평가는 3.8/5.0이다. 다섯 가지의 매력이 한 곳에 담긴 술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keyword
이전 22화우렁이라는 이름을 가진 싱그러운 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