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by 주간일기

정상을 향하다 지친 사람은

엉덩이를 돌 위에 내려놓는다


실처럼 늘어진 몸과

하늘을 받들어 처진 어깨


담배 대신 길게 내뿜은 숨은

그를 올려주기엔 너무나도 가벼웠다


바위틈 사이로 보이는 이름 모를 꽃은

이제서야 모습을 비추는구나


고개를 숙여야만 아름다운 것은

이 또한 당연한 수순이리라


채 못든 몸이 제 역할을 할 때면

그는 다시금 다리에 힘을 준다


멈춘후에야 비로소 깨닫는 것은

아 꽃이 피었구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