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엄마오리와 아기오리 다섯 마리
“삐삐삐, 삐삐삐!”
나비정원 옆 작은 연못에 아기오리 한 마리가 급하게 헤엄치며 엄마를 찾는 것 같았다. 주변에 엄마오리와 형제오리들이 있나하고 두리번거리며 찾는데 없다. 어쩌지? 얼른 엄마 오리가 찾으러 와야 할텐데. 걱정만 하면서 개울 위로 올라갔다.
돌을 쌓아놓은 턱 위에 엄마오리와 아기오리가 있다. 얼른 아기오리를 세어보니 아홉 마리였다. 그럼 아기오리가 모두 열 마리였단 말이야? 엄마오리가 참 기특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위쪽, 늘 가는 명당자리로 갔다.
그리고 근처에 사는 ㅇ에게 전화를 했다. 아기오리 한 마리가 엄마오리와 떨어져 있다고, 어떡하냐고? ㅇ의 말은 어제는 아기오리가 11마리였는데 고양이들이 많아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고.
명당자리에 앉아 있는데 엄마오리와 아기오리 9마리가 올라왔다. 아기오리들은 먹이를 찾아다니는데 헤엄도 재빠르고 걸어다니는 것도 빠르다. 마치 벼룩처럼 톡톡 튀어다니는 것 같다. 뭘 먹는지 모르겠는데 쉬지않고 먹이를 찾아서 먹는다. 태어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오리들의 모이주머니가 볼록하다.
어미는 아기오리들을 지키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두리번두리번 살피고 있다.
“고옥곡 고옥곡!”
쉬지 않고 아기오리들에게 엄마오리가 있음을 알린다.
“그제는 12마리였는데 9마리밖에 없네.”
지나가며 오리가족을 발견한 사람들이 한 마디씩 보탠다. 그럼 아기오리 12마리를 부화했단 말인가!
개울이 좁고 짧아서 물도 조금 흐르는데 이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왜 여기서 부화를 했을까? 그래, 불암산이니까 풀숲에 숨어서 보금자리를 만들고 알을 부화할 장소로 적합하지.
물이 작고 좁은 도랑에서 아기 키우기가 쉽지 않을 거다. 아기들도 자라기 위해 동작이 엄청 빠르다. 모이주머니가 볼록하니 하루가 달리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 걱정이 좀 사라졌다.
"고양이들아, 입맛 좀 그만 다셔!"
집에 와서도 오리가족들이 밤을 잘 보냈을지 궁금해졌다. 들고양이들이 많고, 옛날에 이곳에서 족제비도 본 적이 있어서이다. 아빠오리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양재천에서는 엄마오리와 함께 아빠오리도 주변에서 아기오리들을 지키고 있었는데. 아기오리들을 노리는 천적이 많은 곳에서 아기오리 10마리를 돌보는 건 엄마오리에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뒤에 나비정원 옆 연못에 갔다. 엄마오리가 아기오리를 모두 품에 안고 앉아서 잠자고 있다.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는데 아기오리들이 나왔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많이 컸고, 깃털도 까매서 오리다워지고 있었다. 아기오리가 다섯 마리이다. 그래 9마리를 모두 키우기에 역부족이지. 좁은 개울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고양이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일주일이 지난 뒤 당현천 산책길을 걷는데 아기오리들이 천가를 빠르게-거의 총알이 날아가듯이 빨리 돌아다니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천 가운데에서 아기오리들을 지키는 엄마오리, 세어보니 아기오리가 다섯 마리였다. 엄마오리가 밤마다 아기오리들을 잘 지켰구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일이 있어서 당현천 산책도 못하고, 불암산 힐링타운도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 6월 중순이 지나서 불암산 힐링타운으로 산책을 갔다. 나도 모르게 오리들을 찾는 습관이 생겼다. 나비정원 작은 연못을 살피다 오리 여섯 마리를 만났다. 아기오리들과 엄마오리가 구분이 안 되는 여섯 마리였다.
“엄마오리가 잘 키웠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엄마오리에게 칭찬을 해 주었다.
다시 오리 여섯 마리를 만난 건 수학문화관 분수바닥에서다. 분수바닥에 오리 여섯 마리가 앉아서 쉬고 있었다. 엄마오리와 구분이 가지 않을만큼 커 있었다. 그땐 아기오리들 다섯 마리만 생각하고 한 마리는 누굴까 하고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그 오리가족이었다. 아직 엄마오리와 청년오리가 되어서도 함께 다니고 있구나!
그 뒤로는 오리 여섯 마리를 만나지 못했다. 두 마리씩 다니는 오리들은 만나면 그 오리가족인가하고 유심히 살피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