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를 벗어나야 보이는 길
예상대로 빌라는 쉽게 팔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경험담에서만 보던 일이었는데,
막상 내가 빌라를 매물로 내놓고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정말 안 팔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대출이자는 매달 빠져나가고,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다.
“원래 최소 3개월은 걸려.”
스스로 다독였지만,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하루하루 매물이 안 팔릴 때마다 생각했다.
‘내가 인테리어를 너무 못한 건가?’
‘내가 못 봤던 하자가 집에 있나?’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건가?’
인테리어 업자를 하나하나 불러 모으며
‘내가 살고 싶게 만들면 사람들도 좋아하겠지’라 믿었던 나였지만,
날이 갈수록 혹시 내가 틀린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집을 보러 온다는 연락이 오면 설레었다.
그러나 집을 본 뒤 아무 소식이 없을 때마다 실망이 찾아왔다.
기대와 낙심이 끝없이 반복됐다.
그러다 결국, 빌라는 팔렸다.
내가 처음 예상했던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3천만 원에 가까운 수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
매수자로부터 돈을 받은 후, 대출을 갚고
내 통장에 수익 3천만 원이 남아있는 걸 봤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몰려왔다.
특히 낙찰부터 매도까지 약 5개월 동안,
내가 1년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만들었다는 사실.
그건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개발자라는 직업,
그 직업을 얻기 위해 쏟아부었던 노력과 세월이
순간 허무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바로 그 허무함이,
내 인생을 다른 길로 이끌어줄 신호탄 같았다.
수익이 난 후, 주변의 반응은 달라졌다.
“운이 좋았네.”
“정말 해내는구나.”
“신기하다.”
부정적이기만 했던 시선들이
하나둘 바뀌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남들의 시선 따위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게 되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삶을 기대할 수 없다.
나는 나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났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 하나,
포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