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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상규 Dec 21. 2022

돈마호크와 라비올리와 게이샤 로 채운 12월 3주차

월요일

친한 동생이 돈 좀 벌었다며 (학교에서)

토마호크를 먹자고합니다. 자신은 그런거 잘 모른다고...


그랬더니 옆에 있는 공듀(별명)가 화를 버럭냅니다.

그냥 돈마호크먹어.

동생의 지갑을 걱정해주는 공듀의 마음이었을까요.

아니면 자기가 그냥 돼지를 먹고 싶은 마음이었을까요.

메뉴가 정해지는 과정에서 사회속 커뮤니케이션의 복합적인 스킬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공듀가 아무래도 요리 쫌 치다보니 보니...


그렇게 그냥 돈마호크를 시킵니다.

근데 다음 날 택배상자에 제주 애월에서 왔다고 쓰여있는 퀄리티를 보며 깜짝 놀랄 뿐입니다.

돈마호크와


냉동실에 있던 라비올리에 대파버섯크림 소스를 곁들여 함께 상을 차립니다.

대파크림은 볶을 때 느타리를 빡쎄게 볶아줍니다. 그 향이 그득그득 올라올 수 있게 말이죠.

크림파스타는 개이적으로 새 하얀 것보다는 약간 황금빛의 재료들에게서 물이나와

갈색빛 도는 파스타가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밥으로 함께 놀고 먹습니다.


참 전공자가 있다는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설령 그 전공자는 이제 그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요.

뭐 전공살려서 돈 벌어야 합니까. 전공으로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우선 그걸로 행복해보자구요.




짜잔

목요일


오늘은 INFP 두 명과 무시무시한 T 와 합석합니다. 총 5명 (나는 ENFJ)

추워지는 날씨에 매콤하게 순두부찌개를 전골 스타일로 끓여봅니다.

그릇이 많아지면 설거지하기 귀찮거든요


양파와 마늘과 대파를 고추기름에 볶아주다가 육수를 넣고, 채소를 더 넣고 푹 끓입니다.

그리고 부추와 쪽파와 순두부를 넣고 마무리합니다.


예쁘게 돌려담아서요. 역시 음식은 맛보다는 담음새인걸까요. 조금 더 비싸게 팔아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거기에 파전만들어봅니다.

파에다가 부침가루 휘휘 묻혀서 챠라락 구워줍니다.

불이 하나여서 순두부찌개 다 끓여두고 그 다음 전을 부칩니다.


그렇게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대화는...


쫄아버린 INFP 와 앞서나가는 T 들의 대화속에

저는 중재를 하며...

잘 마무리했답니다.

이것도 시간이 쌓이는것이겠지요...



금요일


함께 커피를 공부하는 학생이 서울가서 원두만 20만원 어치를 사왔습니다.

왜 맨날 이야기를 해도 그렇게 사오는지...


이제는 내 말을 듣는지 안듣는지도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제 돈 아니니 뭐...

사무실에 두고 이 친구가 내려줍니다.


그리고 전 사람들을 모읍니다.

남자 5명이서 커피모임을 엽니다.


남자들이 게이샤며 뭐며 뭘 알겠습니까. 그냥 마십니다. 그리고 놀랍니다. 전에 알던 빽다방 커피 맛은 아니거든요. 그게 좋든 싫든.


이게 커피야?

그 말을 들은 원두주인은 기분이 좋아보입니다. 그러곤 마지막 한잔까지 총 5인분 정도의 커피를 내립니다.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시켜줌으로써 새로운 식문화를 경험시켜주는 일 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돈을 제값 받아야겟지만요.



오늘도 이렇게 음식은

돈벌이 수단 이전에 사람들간에 연을 맺는 수단으로 자리매깁합니다.

이러다보면 돈 벌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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