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치인포메이션
1월의 태국 날씨는 꽤나 쌀쌀했다. 새벽 공기는 춥다고 느껴질 정도였던 것 같다. 네이버 카페에 올라오는 1월 여행자들의 후기를 읽고 1인용 전기장판을 캐리어에 욱여넣었다. 당연히 2월도 그 정도 추위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들고 간 캐리어는 기내용 캐리어인데, 2박 3일짜리 짐만 싸도 꽉 찰 정도의 미니 사이즈다. 거기에 3분의 1을 전기장판에 내어줬으니, 넣을 수 있는 공간은 3분의 2만 남은 상태.
( 참고로 이 전기장판, 돌아올 때는 팔고 왔다. 2월에 여행 갈 계획이라면 전기장판은 짐만 될 뿐이다. 전기장판? 더워 죽는다 )
별도로 백팩을 챙긴다 했지만 그 안에는 이미 노트북, 노트북 충전기, 카메라,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 ( 왜 충전기까지 챙겨서 짐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은 건 나만 불만인가), 막상 치앙마이에 가면 까먹을까 봐 챙긴 여행 가이드북, 거기에 챙겨가자니 짐이고 안 챙겨가자니 후회할 것 같은 애증의 화장품까지. 이미 포화상태였다. 캐리어는 여벌의 옷과 세면용품을 넣으니 지퍼를 겨우 잠글 정도였는데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 부피가 나가는 것들은 모두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 사실 들고 가려고 미리 사놨지만 도저히 넣을 견적이 안 나왔다. )
여벌의 옷에 대해 더 덧붙이자면 한 달 살기를 위한 편한 옷은 모두 현지에서 구매 가능하다. 내가 챙겨간 옷들은 일상에서는 절대 입지 않을, 여행지에서만 입을 수 있는 화려한 원색의 드레스들과 로브였다. 동남아 여행사진들을 보다 보면 대부분이 한국스러운 옷이 아닌 휴양지의 옷을 입고 있는데 현지에서 구매하려고하면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비교적 촌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한 달 동안 옷집도 많이 둘러봤지만 이국적인 감성의 원피스들은 한국에서 가져간 옷들이 최고였다. 여행지에서 인생 사진을 목적으로 간다면 옷은 사전에 알아보고 구입해가자.
그 외 추가로 챙기면 좋은 것들로는 가볍게 들고 다니면 좋을 미니백, 휴대하기 좋은 큰 쇼핑가방, 슬리퍼, 운동복, 손톱깎기, 모기퇴치제, 샤워기 헤드 필터, 멀티탭 정도이다. ( 태국도 220V를 사용해서 따로 어댑터는 필요 없다. )
장을 보러 갈 때 큰 마트의 경우 따로 비닐을 팔지 않아 장 본 음식들을 직접 다 들고 가야 하는 참사가 생긴다. 물론 거기서도 쇼핑백을 팔긴 하지만 의외로 가격대가 있어 챙겨가는 걸 추천한다. 미니백 & 슬리퍼를 챙겨가면 한 달 내내 분신처럼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운동복은 원님만에서 요가를 알려주는 행사를 하는데 이외에도 원데이 클래스가 잘 되어있어서 들고 가서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치앙마이 안에도 헬스장이 여러 곳 있어서 운동복 하나 들고 가면 쓸 데가 많다.
모기퇴치제는 두말하면 잔소리. 정말 강력하게 필요하다. 분위기 좋게 라이브 바를 즐기고 있는 와중에도 모기의 습격은 계속된다. 너무 간지럽고 괴로워서 결국 그 자리를 뜨게 만들어버리는 악질의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테이블마다 나름의 무기를 구비해놓은 곳도 있었다. 꼭 효과 좋은 걸로 하나 챙겨가자.
샤워기 헤드 필터는 석회수가 걱정된다면 사 오는 것도 좋지만, 수압을 세게 만들어줘서 용이했다. 숙소에 따라 일주일을 사용해도 필터가 여전히 깨끗한 곳이 있는 반면, 하루도 안 지나 더러워져서 갈아줘야 하는 곳도 있었다. 현지에서 필요없어진 필터를 파는 사람들도 간혹 있는데, 처음에는 다 똑같은 필터겠거니 하고 구입했다가 규격이 달라서 사용을 아예 못했다. 가급적이면 필터는 사전에 넉넉하게 챙겨가자.
그 외 여행자 보험, 유심 신청, 환전 등 부가적인 것들까지만 완료하면 짐 싸기도 끝이다. 사실 막상 별다른 준비 없이 치앙마이에 가더라도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웬만한 건 다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그저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아는 사람 없는 타지에서 보내는 게 무서워 조금이라도 익숙한 것들을 챙겨가려고 하는 과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