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수영을 시작했습니다.
해운대 바다와 광안리 바다를 좋아하지만 바다에 들어가는 건 선호하지 않습니다. 여름이면 바다를 가거나 워터파크를 가는 사람들을 보며 재밌겠다라는 생각은 하지만, 정작 직접 가고 싶어서 예약을 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일은 딱히 없었습니다.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친구들과 빠지에 가는 것도 크게 흥미가 생기진 않았습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물에 들어가는 게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물과는 좀 서먹서먹한 사이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주 어릴 때 부모님 없이 태권도학원에서 의례 갔던 물놀이에서도 물에 빠져서 괴로웠던 기억밖에 없었고, 초등학교에서 수영장을 가는 현장학습때에도 수영장은 낯설기만하고 밖에서 나가 노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뿐이였습니다. 그렇게 물과의 사이는 멀어져만 갔고, 고등학교 입학 전 잠깐 한 달간 새벽수영을 도전했었는데 그마저도 고등학교 보충수업이 예상보다 바로 시작되면서 물에 제대로 뜨지도 못한 체 갈무리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여전히 여름에 바다는 좋아하지만 물에 들어가지는 않는, 그런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 첫 직장에서 해외출장을 갔는데, 외국인들은 다들 아침에 호텔에서 수영을 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 같았는데 저는 늦잠을 자고 조식을 먹는 것에도 만족했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은 호텔 수영장에서 그사람들과 같이 수영하면 어떨까 상상해보며 막연하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작년, 퇴사하고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서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과 물놀이 간 기억이 한 손에 꼽는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물과 친해질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물과 친해지는 것 마저도 조기교육이 필요한 거였나 싶어서 아주 조금 씁쓸해하면서도 물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할 생각은 따로 안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직한 회사에서 해외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일정이 끝나고 수영장을 간다고 하는 직장동료의 말에 사뭇 놀랐고, 다녀온 뒤에 갔던 수영장 사진을 보여주는데 야외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그렇게나 좋아보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세상보다 더 많은 걸 즐길 수 있는 세상을 사는 것 같다는 부러움이 반복되니, 그렇게 확장된 세상을 저도 알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여유도 생겼고, 곧 하와이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물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즐겨야하는 나라로 떠난다는 동기부여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초급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초급수영을 시작하고나서 물과 친해지게되는 이야기들을 조금씩 공유해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