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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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걷거나 나는 이동 방법도 보폭도 속도도 다른데도 한날한시에 도착했다니
기적일 수밖에.
이들이 새날을 함께 맞이했다니
이 또한 놀라울 수밖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심각한 혼돈상태이지만
적어도 새해 첫날의 기적처럼
우리의 시간에 기적이 찾아오길 기다리기만 한다면
막막하다
기다릴 수밖에 없고
기적만 의지해야 한다면
나에게 도착하는 내일이
오늘은 괜찮다고 미리 알려준다면
조금은 안심이 되려나
뒤바뀐 날짜를 휘리릭 날려 버리고
다정한 인사
새해 첫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