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작가의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를 읽었습니다.
작가의 작품들은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줄 수 있는 인물들을
소설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지금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뒤로 밀려난 우크라이나 전쟁
얼마 전에 일단은 종결된 긴 시리아 내전
전쟁, 내전 등의 국가적 안전과 삶을 뒤흔들고 생사를 위협하는 상황뿐 아니라
가족 내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가정 내의 폭력 등의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와 유대가 이어지고 있는 연결.
소설 속의 상황은 현재 우리들의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야광봉이 누군가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시각적 효과를 내기 위한 물품에서
광장에서 사회적 운동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상징이 되고 있지요.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집단적 연대와 연속성이 강조되는 움직임으로요.
로이터 통신은 응원봉이 기존의 촛불을 대체하며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전했지요.
소설 속에서는
비대면으로 나스차라는 우크라이나 여성을 인터뷰하고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연결과 연결은 주인공 승준이 권은희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됩니다.
책 속에서는,
p.120
반장,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 뭔지 알아?
그녀가 물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어. 사람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 말 다음엔 때로는 승준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또 때로는 무겁게 각성시키기도 했던 바로 그 문장이 이어졌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네가 이미 나를 살린 적 있다는 걸, 너는 기억할 필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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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8
“카메라는 나도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물이었죠.”
승준이 굳이 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찍는 이유를 물었을 때는 이렇게 대답하기도 했다.
“사람을 살리는 사진을 찍고 싶으니까요. 죽음만을 생각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을 잊히지 않게 하는 사진을 찍는 거, 그게 내가 사는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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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8, 살마는 그녀를 실버 대신 은 eun이라는 한국어 이름으로 부르곤 했는데, 은, 하고 말하면 입안에서 작은 종이 울리듯 메아리가 목구멍 너머까지 번져가는 느낌이 좋아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살마와 그녀는 둘 다 쉬운 단어로 구성된 짧은 문장의 영어만 구사할 수 있었지만 언어가 소통에 방해된 적은 없었다. ---
이 구절을 읽을 때, 지난해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오르후스, 아루스 등의 발음으로 불림)에서 만난 미셀이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자원봉사로 관광객들에 도움을 주는 “Ask Me”라는 패치가 부착된 오렌지색 재킷을 입고 거리에서 안내하고 있었지요. 우리가 다가가 묻자 한국인임을 알고 반가워하며 한국어로 응대를 했답니다.
그녀는 “한국어는 하나의 시 같다고, 아름답다고”
소설 속에서도 실버라는 시리아 난민 여성은 한국어 이름이 입안에서 종이 울리듯 메아리가 번진다고 했군요.
그리고 짧은 문장의 영어가 소통에 방해된 적은 없었다고요.
빛은 예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회화에서 빛의 표현은 감정, 분위기, 그리고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화가들은 빛을 단순한 자연현상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작품의 주제와 분위기를 강조하거나, 인간 존재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방법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들의 작품에서 빛은 이제 단순히 물리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감정의 심오한 표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거장 렘브란트는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조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강조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야경>에서 빛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중요한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적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빛은 인간 존재의 내면적인 갈등과 심리적 복잡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했습니다.
이탈리아의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는 빛과 어두움을 대조적으로 사용하는 기법,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를 완성시킨 인물 중 하나로 유명하지요.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는 이탈리아어로 "밝음(chiaro)"과 "어둠(oscuro)"을 의미하는 두 단어에서 유래된 예술 용어로, 그림에서 빛과 어둠의 극적인 대비를 활용하여 입체감과 깊이를 강조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그의 작품 <성 마테오의 소명>과 같은 작품에서 이 기법은 주로 명암의 차이를 통해 형태를 더 잘 드러내고, 작품에 강한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 사용됩니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는 빛을 자연의 변화하는 특성을 포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지요.
모네는 빛의 유동적이고 변화하는 특성을 강조했고 빛을 통해 자연의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캡처하며, 정적인 풍경 속에서 동적인 변화를 드러내려 했습니다. 모네의 <인상, 해돋이> 작품에서 빛은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나타내며, 자연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탐구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감정을 강렬한 색상과 빛의 표현을 통해 전달한 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별이 빛나는 밤에(The Starry Night)>와 같은 작품에서, 그는 빛을 단순한 자연적 요소가 아니라, 내면의 감정과 정신적 상태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하였습니다. 별빛과 달빛이 소용돌이치는 하늘에서 반 고흐는 감정의 격렬함과 불안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지요. 이 작품에서 빛은 물리적 현실을 넘어서, 반 고흐의 내면세계와 정신적 갈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이 됩니다. 별빛은 희망과 갈망, 달빛은 불안과 외로움을 나타내며, 그는 이를 통해 감정의 복잡성과 인간의 내적 고통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리고
마르크 샤갈은 자신의 작품에서 빛을 신비롭고 꿈같은 요소로 활용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빛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하고 생동감 있는 색상과 형태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파리의 윈터(Winter in Paris)>와 같은 작품에서 샤갈은 빛을 통해 꿈과 현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샤갈에게 빛은 영혼의 표현이며, 인간의 내면과 신비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창이 됩니다.
”원래 한 명 한 명이 모여 큰 빛을 만들어 좋아하는 가수를 비쳐주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만든 응원봉의 빛들이 모여 나라를 지킨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진다 “고 말하는 대학생,
”이 응원봉은 처음부터 끝까지 꺼지지 않고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 말하는 참여자.
그들이 들고 있는 응원봉의 빛이 화음을 만들어 내고,
조해진 소설 속의 ”프레임 안에 모여드는 빛을 느꼈던 그 순간부터 시작된 마음이었지 “라고
말하는 권 은은 ”빛이 피사체를 감싸는 순간의 온기가 좋아 사진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빛과 멜로디』가 내 안의 미안함에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사람, 사람들’을 만나 더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가 점등되기를
지금 나는,
고요히 꿈꾼다.
망각되지 않고 기억될 수 있도록,
아픔과 고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일 수 있도록……이라고 전합니다.
책의 제목은 밝고 부드럽지만, 천천히 깊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중 하나, 사람을 살리는 일에 마음을 모으는 것의 소중함과 영향력을 생각하는 오늘 이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