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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Feb 04. 2024

작은 것에 울고 웃는 걸 알면,
축복입니다.

작은 도토리, 티끌 모아 태산, 개미구멍, 취사선택, 휘질기의, 소탐대실

  제가 몇 년 전 겨울에 독감으로 약 일주일 동안 엄청나게 고생을 했습니다. 독감 예방주사 한 방을 맞았으면 큰 탈이 없었을 텐데, 독감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작은 걸 소홀히 하다가 며칠 아파 얼굴이 핼쑥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도토리는 떡갈나무의 열매이자 도토리묵을 만드는 원료입니다. 녹말을 뽑아 음식 재료로 사용할 수 있고, 다람쥐나 바구미 등 일부 동물의 먹이도 됩니다. 작은 도토리가 큰 떡갈나무로 자란다(Great oaks from little acorns grow.)”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위대한 사람들은 모두 작은 아기에서부터 자랐으며, 큰 성공은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것을 비유합니다.   

   

  우리가 많이 들은 티끌 모아 태산처럼 돈을 부지런히 모아 종잣돈을 만들고, 종잣돈을 가지고 사업이나 투자해서 부자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작은 걸 소중히 여깁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더라도 모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됩니다. 소소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큰 변화도 만들어 냅니다.      


  반면, 사람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작은 것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고 소소한 걸 무시하거나, 작은 거 때문에 큰 걸 잃습니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속담처럼 귀찮은 빈대와 벼룩 같은 벌레를 잡으려다 사는 집을 태워버립니다.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리는 것처럼 작은 사소한 실수로 큰일을 망쳐버립니다. 산업현장에서는 아주 작은 실수 하나가 불량품을 만듭니다. 운동경기에서는 아주 작은 시간이나 점수로 탈락하거나 메달이 결정됩니다. 스케이팅은 1/1000초 때문에, 양궁에서는 단 1점 차이로 ‘금은동 메달’이 바뀝니다.      


  위와 같이, 사람은 소소하고 작은 거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취사선택取捨選擇‘여러 개 가운데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입니다. 줄여서 ‘취사’라고도 합니다. 사람은 큰일이나 큰 것을 고를 때에는 신중하게 잘 구분해서 선택하지만, 작은 일이나 작은 것은 대충대충 골라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건강이나 안전에 관한 것은 작으면 작을수록 더 잘 대처해야 합니다. ‘소탐대실휘질기의에서 작은 걸 잘 판단하는 지혜를 얻어작은 것에 울고 웃는 걸 알고 바른 선택을 하게 되면 삶을 축제로 살게 되니 축복입니다.     


 작은 피부병을 소홀히 하다가 죽은 사람      

  ‘휘질’은 질병을 숨기고, ‘기의’는 의사나 병원을 꺼린다는 뜻이라, 휘질기의諱疾忌醫는 질병을 숨기고 의사나 병원을 꺼린다입니다. 주변의 충고를 듣지 않거나,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고치지 않음을 비유합니다. 휘질기의는 중국 고대 유명한 의사인 편작과 채나라 임금 환공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편작이 환공을 보고 피부에 병이 들었으니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환공은 병이 없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편작의 충고를 듣지 않다가, 병이 살 속까지 퍼지고 골수까지 스며들어 마침내 죽었습니다. 환공은 작은 피부병을 소홀히 하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작은 걸 탐내다가 큰 것을 잃은 사람

  소탐대실小貪大失은 작은 것을 탐하다가(소탐큰 손실을 입는다(대실)’는 뜻입니다. 전국시대(대략, 기원전 403년~221년) 촉나라 왕은 금은보화와 같은 재물에 욕심이 많았습니다. 이웃 진나라 왕은 일찍부터 촉나라를 차지하려고 하였으나, 가는 길이 험난하여 쉽게 정벌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진왕은 촉나라를 점령하기 위한 좋은 계략, 곧 욕심이 많은 촉왕에게 뇌물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진왕은 신하들에게 커다란 황소를 조각하여 화려하게 꾸미고, 장정들한테 촉나라로 끌고 가라고 했습니다. 소가 지나간 길가에 황금 덩어리를 떨어뜨려 ‘황금 똥을 누는 소(이하 황금똥소)’라는 소문이 퍼지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촉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진나라에서 촉나라로 가는 길을 만든다면 ‘황금똥소’를 촉왕에게 선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촉왕은 ‘황금똥소’에 눈이 어두워져 시민들을 징발하여 산을 뚫고 계곡을 메워 큰길을 만들었습니다. 진왕은 ‘황금똥소’를 안전하게 운반한다는 핑계로, 장병 수만 명을 함께 촉나라로 보내 손쉽게 촉나라를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촉왕은 작은 이익을 얻으려다가 큰 것인 나라를 잃었습니다(시사상식사전 수정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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