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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May 04. 2024

10대들에게 배우고 느끼는 지혜

불치하문, 공자천주, 가화만사성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장선희 연구 책임자가 2024년 3월 29일 발표한 ‘[서교연 2023-97]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 연구’는, 2023년 10월 서울 초∙중∙고등학생 1만 2739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가치관에 대한 연구 발표이다. 


  학생들에게 ‘행복의 조건(조사연구 129쪽 참조)’에 대해 물었더니 1순위(26.7%)는 ‘몸이 건강한 것’, 2순위(26.6%)는 ‘화목한 가족’, 3순위(15.8%)는 ‘돈을 많이 버는 것’, 4순위(14.8%)는 ‘꿈이나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것’, 5순위(8.2%)는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 6순위(4.0%)는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장선희 연구 책임자는 “학생들이 코로나 때 신체 활동을 거의 못 하고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정신적으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많이 느껴서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https://www.serii.re.kr/fus/MI000000000000000493/board/BO00000341/ctgynone/view0010v.do?board_seq=5134

  교육계에서는 돈이나 물질적인 걸 우선 대답할 줄 알았는데, “돌도 씹어 먹을 나이인 10대가 건강을 가장 중요시하고, 다음으로 가정의 화목”이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제가 이 조사 연구 결과를 듣고서, 누구나 10대들에게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게 많은 거 같아 불치하문, 공자천주, 가화만사성이 머리에 떠올라 소개한다. 


  논어에 나오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은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하문)을 결코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불치)는 말로, 지위가 낮거나 못난 사람이라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을 수 있으니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은 부끄러울 게 없다는 뜻이다. 공자천주孔子穿珠는 공자가 구슬을 꿴다(천주)는 말로,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공자가 진기한 구슬을 얻었는데, 구슬의 구멍이 아홉 구비나 되었다. 공자는 구슬을 실로 꿰려고 다양한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궬 수가 없었다. 뽕밭에서 뽕잎을 따고 있던 아낙네에게 물었다. 아낙네는 한쪽 구멍에는 꿀을 발라 놓고, 개미허리에 실을 묶고 다른 구멍 속으로 넣으라고 알려주었다. 개미는 꿀 냄새를 맡고 이쪽 구멍에서 저쪽 구멍으로 나와 구슬에 실을 꿸 수 있었다. 공자는 모르면 나이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불치하문을 하였다.


  가화만사성은 가정(가)이 화목(화)하면 모든 일(만사)이 잘된다(성)는 말이다. ‘화할 화(和=禾+口)’는 벼 화(禾)와 입 구(口)를 합친 말이다. 벼는 밥이 되는 곡식이고 입은 음식을 먹는 신체의 일부이니, 화(和)에는 ‘밥을 먹는다’는 뜻도 있다. 가화家和는 집안 식구 모두가 둘러앉아 밥을 먹는 것이고, 가화만사성은 가족 모두가 함께 밥을 먹을 정도로 잘 어울리면,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니 가정의 달 5월에 가족이 함께 자주 식사하면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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