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와 함께 하는 가족이 있고, 대화를 나누는 친구가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있고, 주위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은, 인생을 즐겁게 축제로 살아갑니다.
사회가 파편화되고 1인 가족이 많아지면서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놀(혼자 여가생활과 쇼핑을 즐김), 혼여(혼자 여행), 혼영(혼자 영화봄), 혼노 또는 혼코(혼자 노래함) 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도 늘어나다 보니 펫코노미(Ppetconomy)라는 용어도, 반려동물 장례지도자 자격증도 생겼습니다. 팻코노미는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펫(Pet)’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결합한 말입니다. 펫코노미 관련 산업(펫산업)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혼자 살다 보면 마음이 허전해지기도 하고, 대인 기피증도 생기고, 말도 어눌해지기도 합니다. 제가 젊었을 때 혼자 열심히 공부만 하다 보니 말이 어눌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혼자 살면 아플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제가 혼자 살 때, 약 1.5미터 높이에서 뒤로 떨어졌을 적에 다행히 머리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고 약을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서 누워있었습니다. 누워서 있다가 약을 먹으려고 물을 마셔야 하는데 걸어갈 수가 없어서 냉장고까지 약 3미터를 기어서 간 적도 있습니다. 그 당시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많이 서글펐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나 기쁠 때나 함께 하는 가족과 선후배가 있었고, 대화는 나누는 친구가 있었고, 위로해 주는 동료가 있어서 무거운 짐을 덜 수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기쁨을 같이 나누다 보면 즐거움은 배가 되었습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있는 분은 삶을 축제로 살아가게 됩니다.‘우분트와 기러기의 비행’에서 함께 하는 지혜를 얻어 인생을 축제로 살아갑시다.
♥우분트의 지혜
우분트UBUNTU는 아프리카 반투족이 쓰는 말로, “I am because you are. 네가 있기에 내가 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우분트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반투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커다란 나무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먹을 수 있다는 게임규칙을 알려주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먼저 달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손을 잡고 뛰어가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한 사람이 먼저 가면 모두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갔나요?”라고 물었습니다.아이들은 ‘우분트’라고 외치며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나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나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삶을 한번 생각해 보라고 주는 말인 거 같습니다.
♥안항: 함께 하는 기러기의 지혜
안雁은 기러기를 의미하고, 행行은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글자입니다. ‘가다, 길’이라는 뜻일 때는‘행’으로 ‘대열, 항렬, 줄’이라는 뜻으로는 ‘항’이라고 발음합니다. ‘안항’은 기러기의 비행이나 기러기의 대열을 의미합니다. 안행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러기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번식하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비교적 덜 추운 우리나라로 옵니다.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까지 거리는 약 3,500km 정도 되는데 반드시 역 브이⋀자형으로 날아오고 날아갑니다. 역 브이자 대열은 양력(Lift, 비행할 때 밑에서 위로 작용하는 압력)을 이용하여 서로 힘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장한 리더가 맨 앞에 날고 다른 기러기들은 양쪽으로 줄지어서 비행합니다. 리더가 지치면 뒤에 있는 다른 기러기가 앞으로 나옵니다. 리더의 날갯짓은 양력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체력이 엄청나게 소모됩니다. 리더나 동료가 지친 기미가 보이면 서로 응원의 소리를 내어 힘을 북돋아 줍니다. 뒤떨어진 동료가 있으면 다른 두 마리가 함께 땅에 내려 보살펴 줍니다. ‘안항’은 기러기가 멀리 가기 위해 함께 비행하는 지혜를 의미합니다.머나먼 인생길을 함께 가야 가는 도중에 축제를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