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미국에서 상당기간 거주하다 온 룸메이트와 대화하다 보면, 같은 것을 보고 들으면서 서로 다른 것을 떠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세계관 확장, 문화충격, 적응 방산... 이런 단어가 생각나는 순간들이다.
* 그쪽도 생각지 못했던 정보들을 받아들이느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다.
이날의 화두는 영단어 'Georgia'였다.
두 사람의 반응은 대충 아래와 같았다.
- 아 거기 음식 맛있지. 만두하고 비슷한 힌깔리(хинкали), 가운데 노른자 깨서 치즈랑 섞어먹는 하차푸리(хачапури) 같은 거.
- 엥 거기에 그런 게 있어? 코카콜라 박물관은 아는데...
- 코카콜라? 미국 브랜드 박물관이 거기 있다고?
- 지금 어디 얘기하고 있는 거냐?
- Georgia잖아. 그루지야(Грузия)!
-......
-... 당신이야말로 어딜 얘기하고 있어?
[위키피디아 발췌]
조지아주(영어: State of Georgia, 문화어: 죠지아 주)는 미국 주 중 하나로, 영국에 맞서 미국 혁명이 일어났을 당시의 13개 주 중 하나이다.
조지아(영어: Georgia), 그루지야(러시아어: Грузия), 또는 현지어로 사카르트벨로(조지아어: საქართველ ო [sɑkʰɑrtʰvɛlɔ] (도움말·정보))는 캅카스 지역에 위치한 국가이다.
둘 다 틀리지 않았다.
단어를 접하자마자 바로 떠오른 개념이 달랐을 뿐이다.
CIS 지역에서 몇 년 주구장창 살다 온 입장에서는 미국 동남부의 대서양에 접한 조지아주가 코카콜라 탄생지라거나 복숭아 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로 살 수도 있었다.
지구는 참 넓다.
각자 다른 대륙에서 살던 이들끼리 불곰과 스킨헤드가 돌아다니는 러시아에서 어떻게 사냐, 총기 소지 가능한 미국에서 언제 총 맞을 줄 알고 다니냐, 같은 소리를 하고 다니지만 어쨌든 무사히 산 채로(?)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Georgia'를 봤을 때 어떤 게 떠오르는지 궁금해졌다.
커피가 떠오를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