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угорь 그리고 угорь

러시아어

by 해일


у́горь(우거r) 그리고 у́горь(우거r)

둘은 완전히 다른 단어다.


위 명제를 읽고나면 위로 올라가 강세 위치를 한 번 더 확인하기 마련이다.

둘은 분명히 다른 단어다.




카자흐스탄 노동자 시절, 진료 기록을 정리하다가 문득 동료직원에게 물었다.


- '여드름'은 러시아어로 뭐에요?

- 직원: Угорь.


아래는 이 대답을 듣고 이해한대로 휘갈겨 그린 것이다.

당시 나는 두 угорь 중 한 쪽의 뜻만 알고 있었다.


IMG_7518.JPG?type=w773 와 짱 잘 그렸다!


정말 이게 맞냐고 묻자 한바탕 웃더니 단어는 틀리지 않았다고 한다.

* Угорь на лбу(우거r 날부) = 이마 여드름


%EC%9E%A5%EC%96%B4_%EC%97%AC%EB%93%9C%EB%A6%84-2.jpg?type=w773 여드름 그림에 특히 공들인 것처럼 보인다면, 딩동댕




나름 새로운 충격을 받았기에 이마에 장어를 대롱대롱 달고 있는 저 그림을 SNS에 올렸다.

하필 지느러미 그리는 것을 깜빡해서 자아를 가진 피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르륵 달렸던 댓글 중 발췌:


댓글1: А если много угрей...

(만약 угорь가 많이 있었더라면....)


댓글2: Отличное название для группы. И обложка для альбома кк

(아티스트 그룹 이름으로 딱 좋네. 저걸 앨범 재킷으로 쓰는거지 ㅋㅋ)



사실 강세까지 같은 단어들이 서로 다른 뜻을 가지고 존재하는 사례는 여럿 있다.

* 이것을 омоним(아모님)라고 한다. 예를 들어 лук(룩)은 양파/화살, ручка(루치까)는 펜/손/손잡이다.


하지만 '장어'와 '여드름'의 간극에 당황한 상태라 순간 두 단어 구분을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당연히 контекст(깐쪡st), 즉 내용으로 알 수 있다.

'눈을 뜨다/눈이 내리다', '배가 출발하다/배를 먹는다' 처럼.


⭐️ 마무리 ⭐️

여드름은 보통 'угри(우그리)'라는 복수 형태로 사용하며, 자매품 'прыщи(쁘리시)'도 있다.

이 글을 목격한 모든 분들께 고운 피부, 맑은 피부, 백옥 피부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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