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행복하게 춤을 춥시다.
난 항상 미래에 살고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면 행복할 거야.
좋은 집을 사면 행복할 거야.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행복할 거야.
매일 여행만 다닐 수 있게 되면 행복할 거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면 행복할 거야.
이 말들은 지금의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은 행복하지 않지만
위의 조건들이 이루어지면
그 미래에는 행복할 거야.
그 조건들이 충족되야만 행복해.
라는 말이다.
여러 책을 읽어보면, 강의들을 들어보면
현재를 즐기고,
사랑하고,
그 순간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를 사는 것은
내가 지금 이 순간 어떤 상황이든
그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며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조건이든.
인정해 주는 것이다.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럼 그 안에서 조금씩 행복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화창한 날씨가 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비가 오면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비가 오지 않길 바란다.
비가 오지 않을까 늘 전전긍긍하며,
그러다 비라도 오는 날에는
집에 들어가 문을 꽁꽁 닫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린다.
나는 이제 비가 와도
빗속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그 속에서 춤을 추며 그 순간을 사랑하고 싶다.
요즘 면직 문제로
머릿속이 엄청 복잡했었다.
아직도 답은 찾지 못했고 계속 복잡한 중이다.
나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다.
얼른 이 문제를 해결할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우울했다. 무기력했다.
무언가 확실한 길이 보여야만
행복할 것 같았다.
마음이 답답했다.
이 마음을 바꾸고자 만 했었다.
그러다 어제는 너무 지쳐서,
그래 그냥 이 무기력하고 우울한 마음이어도 좋아.
그냥 함께 있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면서
일상을 보냈다.
여름을 맞아 새로 산 휴대폰 케이스가
도착해서 바꿔 끼웠을 때
피아노를 뚱땅 거렸을 때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었을 때는
그 순간들이 행복했다.
내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마음도 여전히 답답하지만
나는 이제 어떤 상황에서건
그 순간을,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빗속에서도
행복하게 춤출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