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은 푸르지 않다 아니 푸르르려는 생각도

환경오염과 무관심에 대한 시

by 그린버드

어느 날부턴가
잎을 보면 숨이 막혔다

나는 키우는 걸 잘 못하고
말리는 일엔 능숙했다

무게가 없는 줄 알았던 것들이
조용히 바닥으로 스러졌고
화분은 더 이상
대답하기를 꺼렸다

물을 주고
햇빛이 드는 자리에 옮기고
창문도 자주 열어뒀다

그런데도
자라지 않았다

잎은
며칠째 그대로였고
줄기는
힘 없이 구부러졌다
흙은 축축했지만
어딘가 메마른 느낌이었다

뿌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잠깐 생각했지만
곧 잊었다

뉴스 자막에 빙하가 무너졌다는 말이 흘렀고 그게 내 방과 무슨 상관일까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하며 채널을 돌렸다 그날 저녁 기온은 35도였고 아스팔트 위엔 새 한 마리가 엎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다

베란다 창을 여니 먼지가 들이쳤고 나는 순간 내가 썩어가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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