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고 말하면

by 그린버드

놀이터 벤치는 따뜻했고
아이스크림은 금방
사라졌다

막대를 돌리며
포장지 끝을
만지작거렸다

끈적한 설탕이
손끝에 묻었다

그러다 문득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웃는 얼굴 옆에 앉은 남자는 아빠가 아니었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있었다 그 손은 천천히 서로를 닮아가고 있었다 웃음은 너무 조용해서 무서웠다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나뭇잎이 떨어졌다 나는 그 장면을 초콜릿처럼 입에 넣었다 씹히지 않고 녹았다

아이들이 모래를 차고 있었다
웃음소리가 튀었고

나는 빈 막대를 손에 쥔 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말이 혀 끝에서 미끄러져 떨어졌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라졌다

그 손은 왜 그렇게 다정한 건지
웃음은 조용했다

모르겠는데 계속 생각났어

이상하다

말이 목구멍에서 멈췄고
세상이 조금 삐뚤어졌다 나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아 있었다

막대가 점점 말라갔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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