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가우디의 흔적을 찾아서
본격적인 일정의 시작은 바르셀로나 여행의 국룰이라 불리는 가우디 투어. 워낙 구성이 제각각인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우리는 적당히 압축되어있을것 같은 반나절 투어+현지인처럼 돌아다녀보고 싶어서 대중교통이용+구엘공원은 우리끼리 여유있게 둘러보고 싶어서 시내쪽 가우디 건물만 가는 하민철 투어님의 가이드를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대만족. 무거울텐데도 태블릿이라닌 큰 종이에 인쇄한 그림파일을 가지고 다니시며 스토리텔링 타이밍에 맞춰 많은 자료도 보여주시고, 이동하며 바르셀로나 여행 쿨팁들도 많이 알려주셨다. 열과 성을 다한 진심은 누구에게나 와닿기 마련인것 같다.
투어의 시작은 카사바트요에서. 그라시아 거리를 걷다보면 누가봐도 독특한 건물이 보이는데 그게 바로 가우디 건축물이다. 이 건축가가 우리나라로 치면 철종때 사람이라는걸 알고 너무 놀랬다. 그 시대에 이런 건축물을.....?
시대를 타고난게 아닌 뛰어넘은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시간이 흐를때마다, 햇살이 달리 비출때마다, 바라보는 각도를 바꿀때마다 그저 거리의 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계속 달랐다.
두번째 건물인 카사밀라로 이동.. 여긴 아직도 안나라는 할머니가 세들어 사신다고 한다. 세계 유네스코문화유산 건물에 우리집이 있는건 무슨 기분일까 내심 궁금.
가우디가 이렇게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던 바탕 중 가장 중요한건 돈, 즉 자산가의 후원이었다. 배고픔과 가난에서 예술가가 탄생한다는건 그렇게 믿고 싶은사람들이 만들어낸 희망고문같은게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경제적 바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에 나는 매우 공감한다. 물론 돈이 있다고 다 되는건 또 아니겠지? 아무튼 가우디는 모든 운을 포함한 모든 조건들이 버무려져 최상의 결과치를 뽑아낸 사람인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가우디투어의 백미인 사그리다파밀리아 성당으로 지하철을 이동했다. 가이드님이 지하철에서 나와 “그 성당을~ 공개합니다!“ 라고 뒤쪽을 가르치며 돌아보던 순간 끼친 소름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무교인데도 약간 벅차오르는 기분.... 가이드님이 친절하게 한팀한팀 사진도 찍어주신다.
솔직히 조각상에 담긴 종교적 설명들은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나는 지식을 담는대신 그 순간의 감정을 느끼는데 집중했다. 그렇게해도 충분히 값어치있는 공간이었다. 사람들이 왜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살리는 도시라고 말하는지 알것 같았고, 그런 수식어를 붙히기에 충분한 사람이었다. 성당 내부는 더 장관이었다. 자연채광과 스테인글라스가 만나 거룩한 느낌을 증폭했다. 얼마전 돌아가신 큰아버지를 위해 예배석에 앉아 짧은 기도를 하고 성당을 나섰다.
점심은 성당 주변 스페인 식당에서 메뉴델디아=오늘의 메뉴를 먹었다. 스타터,메인,음료, 디저트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고 20유로정도의 합리적 가격이다.
휴식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기전엔 우리나라 노브랜드 느낌의 마트도 들렀다. 장바구니까지 사서 쇼핑하니 현지인된 느낌이면서도, 몸에 바싹 붙은 크로스백은 관광객느낌 물씬...ㅎ
스페인은 대체적으로 저녁 식사시간이 늦다. 시작이 빨라야 7시? 그래서 저녁 전까지 숙소에서 눈을 좀 붙이고 다시나왔다. 앤티크한 전형적인 유럽건물 느낌을 주는 고딕지구, 라발지구를 골목골목 산책하다가 보케리아 시장에 도착. 기대했는데 솔직히 너무 사람 많고 정신없었다. 현지인들은 되려 옆에 산타카라리나시장에 간다고 하니 다음엔 그곳으로..
빠에야와 물같이 먹고있는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2일차도 끝. 모두가 처음하는 것들이라 아직은 긴장은 되지만 그 낯선 감각이 주는 두근거림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계속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