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올해 최고의 하이라이트
금요일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또 다른 금요일이 돌아왔다. 일주일 하고도 하루가 금방 흘렀다.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에서 어느 정도 긴장감이 풀리고,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할 때쯤 떠나야 한다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느낀 바르셀로나는 관광지와 일상생활이 묘하게 잘 맞물려 있었고, 약간 어지러운듯하지만 질서가 있었다. 언어가 주는 힘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적당한 에너지와 다정함이 풍겼다. 아쉬운마음이 살짝 남아 있어야 또 오고 싶어질테니 너무 슬퍼하지 않고 아디오스 바르셀로나!
“책은 디렉션이자 가이드라인에 불과하고, 직접 경험해야 살아있는 지식이 된다.”라는 조승연 작가 어머니의 말이 꽤 인상 깊었었다. 특히나 이 말은 여행을 하고 나면 매우 공감이 되더라. 아무리 여행 전 책을 보고, 정보를 서칭 하고, 계획을 세워도 직접 부딪히다 보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정이 태반이고, 다르게 보이는 것들도 많다. 살아 있는 지식은 일단 상황 속에 나를 집어 넣어봐야 깨우칠 수 있다. 그리고 계획과 다르게 펼쳐지는 변주가 돌아보면 여행의 묘미이자 추억이 된다.
코로나 이전보다 항공료도 비싸고 물가도 올라 돈은 더 들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올 새해에 자칫 갇히기 일보직전이었던 내 시야와 사고를 다시 열어준 값어치 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를 한계 짓지 말고, 일단 적당한 방향만 잡고 해 보고, 안되면 다르게 또 해보고, 그렇게 부딪히면서 좋은 경험으로 만들어 나가보자.. 올해가 가기 전, 내년을 맞이하기 전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