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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Feb 05. 2023

나의 기질을 받아들이기

스스로를 애써 좋게만 포장할 필요는 없다

지난 설 연휴에 처음으로 한의원에서 진맥을 하고 상담을 해봤다. 신기하게도 맥을 몇 번 짚으시더니 하시는 말씀. “약간 기질적으로 예민, 불안한 체질인 것 같다. 생각이 많은 편이고 눈에 피로도도 심한 편이고” 살짝 놀랬다. 무슨 사주를 보는 마냥 나를 꿰뚫고 계시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었다. 체력이 좋은 편이고, 별로 피곤함을 많이 느끼는 편도 아니라 건강하고, 밝게 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고, 일어나지도 않은 부정적인 상상도 많이 하고, 그래서 잠드는데도 오래 걸리고, 겁도 많다.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크게 티 내지 않은다. 상대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공유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뭔가 나의 약한 부분을 굳이 보이고 싶지 않는 마음도 있고.



그렇지만 한의사님께서 하신 말을 듣고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 기질을 세세히 말해주는 건, 혹시나 불안과 예민이 과해져서 가끔은 우울감까지 느낄 때 자책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그냥 내가 기질적으로 그런 거니까 곧 지나가겠지라는 생각으로 그 순간을 흘려보내세요”



누구에게나 굳이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 있다. 그렇지만 그 모습은 감추려 애쓸 필요도 없고, 이 조차 나답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마음이 조금 후련해진다. 앞으로 쓸데없는 걱정에 잠이 오지 않으면, 너무 애쓰기보다는 ‘나 또 이러는구나. 금방 지나가겠지’라고 마음을 먹고 시간이 흐르길 기다릴 것 같다. 갑자기 예민하고 불안해질 때는 되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다독여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단순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다양한 시도를 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질을 검색해봤다. 심리학 용어기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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