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를 먼저 경험한 선배들을 통해 '아이를 위해 대신 아프고 싶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넘쳐서 벅찰 때가 있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때는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공감은 잘 안갔다. 우리가 알던 사랑의 종류와는 다른 기분인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을뿐.
고작 약 40일정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이제 조금은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꺼이 나 아닌 타인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사랑을 쏟는 것이 당연해졌으니. 출산 전의 나는, 개인적인 시간이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걱정도 됐다. 경험의 폭이 줄어 들면서 혹시나 스스로 우울감에 빠지진 않을지, 내가 하고 싶은걸 자유롭게 경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진 않을지 등등..
하지만 굉장한 기우였다. 내 앞에 태어난 작은 존재를 위해 내 시간, 에너지를 쏟고 아이를 위해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고 함께하는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오히려 아이로 인해 경험의 폭이 더 '확장'되는 느낌을 요즘들어 받고 있다. 이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내가 지금까지 먹고, 가보고, 즐겼던 경험들을 다시 함께 처음과 같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빨리 컸으면 하는 마음 반+보기만해도 귀여운 이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 반이 공존중인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