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의미
지난 10월 추석 연휴. 서빈이와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다. 국내였지만, 6시간여의 차를 타고 남쪽까지 내려가 보았고, 제주행 비행기도 타보았다. 부모가 되기 전엔 별 의미 없었던 일들이 아이와 함께하니 모든 것이 새롭다.
사실 아이, 특히 영아와 함께 하는 여행하는 힘듬과 즐거움 공존한다. 둘이 올 때 갔던 곳을 모두 아이와 갈 수는 없다. 이를 테면 와인바, 독립서점들, 오름 등등. 자칫보면 나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 같다. 나도 출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이제 아기를 낳으면 내가 하고 싶은건 포기해야 하는구나..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었다. 내가 했던 것들을 할 수 는 없지만, 포기한 것을 통해 채워지는 다른 류의 즐거움이 있다. 작은 것 하나에도 눈이 휘둥그래져서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아이 모습이 행복해지고, 지루할 틈이 없다. 소소하지만 농도 짙은 감정이 자주 밀려오는 것이 아이와의 여행이다. 왜 부모님들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아쿠아리움, 놀이동산 등에 줄을 서서라도 데려가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행복해하는 아이의 그 순간을 보기 위해서, 그 순간 하나로 모든 피로가 녹는다. 물론 육체적 체력은 필수!
여행은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는일이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앞으로 경험의 폭이 더 무궁무진한 서빈이가 다양한 여행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사람, 문화, 음식 등등)에 대한 열린 자세, 적응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 유연함, 예상밖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돌볼수 있는 태도. 확장된 세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본인의 인생은 결국 본인만이 운전할 수 있는 차와 같다. 방향에 대해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실제 기어를 넣고, 엑셀 / 브레이크를 밟고, 경로를 결정하는 건 운전자만이 할 수 있다. 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은 가능한 다양한 여행경험을 제공해주고, 그 속에서 본인이 경험치를 쌓아나가도록 토양을 닦아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