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아기와 외출하기)
우리 부부가 함께 휴직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평일 낮에 한적한 나들이를 즐길 때이다. 아이를 낳기 전, 휴직 전에는 남들 쉬는 날 쉬거나, 무조건 휴가를 맞춰야 한가롭게 평일 낮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때는 '낮에 노는 사람들 되게 많구나' 느꼈는데, 지금은 우리 가족이 그렇게 지내고 있다. 어쩌면 공동 휴직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서빈이가 태어나기 전, 이제는 더 이상 둘이 있을 때만큼 외출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주변에서 '둘이 있을 때 많이 놀러 다녀라'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탓인지도... 그래서 외향적이고 밖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 나에겐 약간 우울해질 만한 조언이었다.
기우였다. 역시 모든 일은 경험해 봐야 아나보다. 나의 성향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서빈이와 나들이의 시작은 예상보다 빨랐다. 물론 짐은 늘 바리바리 싸야 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해 아이친화적인 공간으로 장소는 제한되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익숙했던 공간도 서빈이와 함께 다시 가니 모든 게 새롭고 아이를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 그 공간이 다시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가기에 적합한 동선을 고민하고, 아이의 시선에서 나무가 많이 보이고 그늘이 많은 곳을 찾게 되었다. 역시 같은 공간도 언제, 누구와 함께 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꼭 거창한 나들이가 아니더라도, 날이 좋을 때면 어김없이 동네 산책이라도 다녀왔다.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한 눈을 가지고 바라보는 서빈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게 좋았고, 솔솔 부는 바람에 서서히 낮잠을 청하는 서빈이가 귀여웠고, 그 유모차를 밀며 오빠와 잔잔하게 수다 떠는 순간도 즐거웠다.
지난 계절까지만 해도 유모차에서 하늘과 주변만 바라보던 아이는, 어느새 훌쩍 커서 공원 주변 멍멍이를 탐색하고 이웃을 관찰한다. 그러다가 엄마, 아빠가 눈여겨본 동네 치킨집에서 함께 야장을 즐기기도 한다. 평일 낮 5시에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다니. 이런 소소한 나들이도 재밌는데, 나중에 이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여행을 함께 가면 얼마나 행복은 풍성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