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동시에 쓰면 장점이 많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고 100일 정도까지는 그 장점을 발견할 새도 없었다. 세 식구가 일상 속에서 합을 맞추느라 우왕좌왕하다 보면 이미 하루가 끝나있었다. 그 시기동안은 우리가 이렇게 같이 쉬는 게 각각 개인에게는 과연 효율적일까?라는 의문도 많이 들었다. 이럴 거면 한 사람이 약간 희생할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육아의 기초를 몸소 부딪히며 익혀가고, 정확히는 아이의 밤잠이 길어지며 우리도 새벽에 잘 수 있을 때부터는 같이 육아휴직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개인시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육아를 경험해 본 분들은 분명 알 것이다. 나만의 시간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개인시간은커녕 신생아 시절에는 밥을 차려먹는 것도, 집안일을 하는 것도, 심지어 혼자 있을 때는 화장실에 가는 것도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아이를 위해 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다. 하지만 육아는 장기전이다. 어쩌면 42.195km 마라톤보다 더 힘들 수 있는 장기레이스. 그렇기 때문에 양육자인 부모 본인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육아를 하며 힘든 순간이 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나를 위한 시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 본질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면 된다. 우리 부부는 오전, 오후에 각각 번갈아 1~2시간씩 자유시간을 가진다. 운동도 하고, 가보고 싶었던 동네 카페에 가서 읽고 싶었던 책을 읽기도 하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쓰고, 동네 산책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오면 집에서 놀고 있는 두 사람이 너무도 반갑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충전해 공동 육아를 다시 시작한다.
아이의 생활패턴이 조금씩 규칙적으로 바뀌면 가끔은 각자 약속을 잡아 외출도 가능하다. 육아휴직을 들어가며 걱정했던 건 사회적 관계들이 한동안 다 끊기면 어쩌지? 싶었다. 사람들을 만나 먹고 마시며 대화하며 에너지를 얻는 나로서는 생각만 해도 약간 우울했었다. 다행히 공동 육아휴직 덕분에 우리 부부는 자주는 아니지만 서로를 믿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물론 늘 변수는 존재한다. 매번 안 깨고 자던 아이가 내가 외출한 하필 그날 초저녁에 깨서 1시간 이상 울었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공동 육아휴직이 제일 좋은 이유는 아이의 성장을 매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한 사람으로부터 말을 통해 '오늘 oo이가 옹알이를 했어', '잼잼도 따라 하더라', '이걸 틀어주니까 깔깔거리며 웃었어'라고 듣는 것도 물론 행복한 일이다. 그렇지만 아이의 그 순간을 두 눈으로 함께 보고, 그 순간 함께 대화 나누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느꼈다. 아주 작지만 새로운 손짓, 발짓 하나에 함께 세 식구가 같이 환호하고 웃을 때마다 아이가 주는 행복의 힘이 이런 거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