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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Jun 16. 2021

3. 하늘이 오늘만 같다면

하늘 관찰기록

하늘이 말도 안 되게 맑고 깨끗해, 출근길조차 기분 좋게 만드는 하루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출근길 발걸음이 가벼웠다고 하면 매우 믿기 어렵겠지만, 오늘 하늘을 보며 걸어본 사람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6월 16일의 하늘. 나의 표현력이 부족한게 아쉬울 정도


예전부터 하늘이 맑은 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기분이 좋았다. 지금 이 동네에 산지 약 1년 반 정도 되어가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를 꼽아보라 하면 작년 여름 매우 무더운 날, 오빠와 한강을 뛰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노을 그득한 하늘이다. 정말 이 글의 주제가 맑은 하늘이어서가 아니라, 그때의 기억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날 한강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카메라 렌즈는 마치 콘서트 커튼콜을 촬영하듯 일체 그 노을로 향해 있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은 행복함을 느꼈을 것 같다.


작년 이맘때쯤 경이로웠던 하늘. 사진으로 모두 담아지지않단 하늘.


하늘이 맑은 날은 유독 오감이 열리는  같다. 박웅현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삶의 촉수가 발달되고 예민해지는그런 기분이랄까. 평소보다는 주변을 더 둘러보게 되고, 관찰하고, 감탄하게 된다. 오늘도 괜히 이런 하늘 감상을 그냥 끝내기 아쉬워 일몰시간에 맞춰 한강을 달렸다. 바람이 괜히 더 시원하고, 강물 찰랑이는 소리도 들리고, 매일 보는 한강 다리도 뒤에 구름이 걸리니 더 예뻐 보였다. 하늘이 오늘처럼 자주 맑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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