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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Jul 17. 2021

3. 100일간 매일 글을 쓰며 얻은 것

글쓰기 = 나, 타인, 주변에 대한 애정을 넓히는 일

작년까지만 해도 글쓰기는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했다. 필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본업이 창의성을 요하는 직업도 아니다 보니 글은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냥 혼자 보는 일기 정도가 내가 즐길 수 있는 글쓰기의 영역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러다가 작년 11월쯤 우연히 sns에서 즐겨보던 잡지 ‘컨셉진’에서 기획하는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피드를 발견했다. 길던 짧던 일단 100일 동안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문장이 크게 와닿았다. 어차피 누가 내 글을 볼 것도 아니고, 일단 글쓰기를 위한 손을 데우는 차원에서 참여하면 좋은 프로젝트라 생각되어 과감히 5만 원을 투자했다.


 https://conschool.imweb.me/index

(지금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콘셉트진 스쿨)


첫 글쓰기를 시작하는 알림. 목적이 매우 와닿는다


꾸준함은 힘이 있다


그렇게 2020년 12월 1일부터부터 2021년 3월 10일까지 100일간 짧던 길던 매일 글을 써보려 노력했다. 늘 그렇듯 처음에는 열정이 넘쳐 주제까지 기획해가며 긴 글을 늘여놨지만, 점점 글의 길이는 짧아지고 성의도 없어졌다 (갑자기 놀다가 생각나서 한 줄 급히 올린 적도 몇 번 있다…) 그래도 최대한 빼먹는 날 없이 매일 글쓰기를 떠올리려 노력했다는 점은 스스로 칭찬 하고 싶다. 결과는 100일 중 96일 인증에 성공. 4일은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지만,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무언가를 꾸준히 했다는 것 자체에 뿌듯한 시간이었다.


96/100에 성공. 아쉽다 4일



비록 글의 수준은 일기에 준하고, 귀찮은 날은 트위터처럼 그날의 기분을    올리고 끝낸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100일간 글쓰기라는 행위를 지속해오며 얻은 가장  수확은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춘 것이다. 전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누구나 글은 접할  있는 분야라는  몸소 깨우쳤다.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무엇보다도 글을 쓰다 보면 나 자신,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글을 쓰기 위한 목적 때문일지라도 다시 한번 지나간 순간들을 복기하며 나, 타인, 세상을 좀 더 선명한 해상도로 이해하려 노력한다. 아직 필력이 부족해 내 머릿속 생각들을 100% 글에 녹여내진 못한다. 그렇지만 잘하지 못해도, 재미있으니 꾸준히 하고 싶은 경험들이 종종 있는데 글쓰기도 그중 하나이다. 밥벌이가 되지 않아도 꾸준히 하고 싶은 나만의 경험들을 찾아가는 게 결국 내 일상을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글쓰기는 잘하던 못하던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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